내 고향은 제주시다. 호꼴락한 제주도에서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나누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만, 제주시 출신인 내가 서귀포에 넘어와서의 첫 기억은 동문로터리와 우뚝솟은 오피스텔 건물이었다. 그 첫 기억에 내가 근무하게 될 줄 누가 알았으랴. 중앙동에 발령을 받은 지 벌써 10개월. 처음엔 중앙동주민센터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 원도심에 있으나, 아는 사람만 찾아갔던 중앙동! 그 주민센터가 새로운 탄생을 맞이했다. 제주특별자치도와 한국주택토지공사의 협약 사업으로 이뤄진 ‘중앙동복합공공청사’ 개발사업은 옛 중앙동주민센터
제주도의 봄은 찬바람과 꽃향기가 어우러지는 매력적인 계절이다. 이 아름다운 계절을 만끽하기 위해 봄철 제주도 곳곳에서는 다양한 지역 축제가 열린다.하지만 축제의 즐거움 뒤에는 안전 사고의 위험이 숨어 있을 수 있다. 특히 인파가 밀집되는 지역 축제에서는 예상치 못한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아 철저한 안전 관리가 필수적이다.제주도 공무원으로서 봄철 지역 축제의 안전 관리를 위한 제안을 조심스럽게 해본다.첫째, 축제 현장의 인파 밀집도를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인파 밀집 상황을 파악하고 위험 요
2024년 2월 28일 제주시체육회의 승인을 받아 우도면체육회가 제주시 읍면 최초로 창립됐다. 이와 더불어 회장을 포함한 임원 17명에 대한 인준까지 승인됐다. 제주시 체육회에 ‘가입승인 및 임원인준 알림’ 공문을 받는 것은 한순간에 지나지 않았으나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2023년 상반기 제주시 체육진흥과와 협조해 읍면동체육회 민간화 추진 사업의 일환으로 민간 체육회 가입 등에 대한 홍보 및 주민 간담회를 실시했다. 그러나 주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절차가 너무 복잡하다”, “단체만 하나 더 생기는 것이다”와 같이 대부분 부정
따뜻한 봄햇살이 내리쬐면서 도내에 등산객들과 고사리객이 늘어나고 이에 따른 길잃음 사고로 사망했다는 등 안타까운 소식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전년도 도내 산악사고를 분석한바 총 출동건수는 561건으로 전년 대비 17.3% 증가했다. 특히 4월(22.9%)에 가장 많이 발생했고 5월(15%), 10월(11.5%), 9월(10.6%) 순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는 길 잃음(30.8%), 실족(21.6%), 임산물 채취(17.2%) 순으로 나타나 신선한 날씨와 단풍 등 야외활동 증가 시기에 맞춰 등산객 증가로 봄·가
지난해 4월 이상 기온으로 과일이 익기도 전에 잎이 모두 떨어져 제대로 수확할 수 없었던 포도, 여름철 폭염으로 겉은 멀쩡했지만 속은 다 썩어 폐기해야만 했던 육지부의 복숭아와 자두. 전국의 농민들이 ‘기후폭탄’, 즉 폭우, 가뭄, 냉해 등 온갖 기상이변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농업 생산 활동을 하는 농업인들은 최일선에서 이러한 기후 위기를 온몸으로 겪는 중이다.농업은 기후에 아주 민감한 산업이다. 움직일 수 없는 식물의 특성상 주변 환경은 곧 식물의 생존과 연관된다. 기후위기는 비단 한국의 일만은 아니다. 칠레에선 극심한
어린이보호구역(일명 스쿨존)이란 교통안전에 취약한 어린이의 안전을 위해 초등학교 주 출입문을 중심으로 반경 300m(최대 500m) 이내를 제한속도를 30km이하로 제한할 수 있으며, 보호구역표지판, 과속방지턱 등 교통안전시설이 설치돼 있는 곳을 말한다.그런데 보행안전이 확보 돼야할 어린이보호구역의 현실은 결코 안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도로교통공단(교통빅테이터 센터)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도내 스쿨존에서 발생한 12세 이하 어린이 교통사고는 모두 66건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61건(92.4%)은
예전에 민원인들이 공공기관을 방문할 때면 업무 담당자들에게 누가 될까 혹여나 불이익을 받지는 않을까 싶어 빈손으로 가기보다는 음료수라도 하나 손에 들고 가는 경우가 간혹 있었다.하지만 청탁금지법 등을 비롯해 부정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법안들이 시행되고 무엇보다 공직사회 내부의 투명성 제고 노력과 청렴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로 이러한 현상들은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다. 민원인들은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공공기관을 방문하기 시작했고 공직자들도 투명하고 공정하게 민원인을 맞이할 수 있게 됐다.이처럼 청렴은 우리 사회를 거추장스럽고 불편하게
2021년 5월, 지방분권과 맞춤형 치안서비스 실현이라는 명제아래 돛을 올린 초대 제주자치경찰위원회 3년 임기를 정리하며 잠기는 상념에 보람과 미련이 교차한다. 이번에 도입된 자치경찰제는 국가경찰영역이었던 생활안전 여성청소년 교통 등 자치치안사무의 지방자치단체 이양을 골자로 하고 있다. 조직과 인력에 대한 별도 이관없이 업무는 기존 국가경찰이 그대로 수행하는 모호한 일원화체계를 유지함으로써 그 지휘감독을 위해 설치된 자치경찰위원회 역시 시행착오를 다듬어가는데 역할이 쉽지않은 시간들이었다. 더구나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 두려움과 설렘
노후 경유자동차는 연식증가, 폐차 등으로 해가 지날수록 감소하고 있지만 아직도 서귀포시에 등록된 4, 5등급 경유자동차는 2023년 말 기준 1만3498대에 이른다. 서귀포시는 어려운 재정 여건에도 불구하고 42억6000만원(2023년 대비 25% 증)의 조기폐차 지원 예산을 확보해 더 많은 시민을 대상으로 조기폐차 지원사업을 추진 중이다.지원대상은 배출가스 4~5등급의 경유 자동차와 건설기계(도로용 3종 건설기계, 지게차, 굴착기)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작년까지 제외됐던 출고 당시 DPF가 장착된 4등급 차량도 대상으로 지원하고
모든 일에는 기본이 있다. 근본이요 바탕을 말한다. 집을 지을 때는 우선 기초를 튼튼히 다지는 것이 기본이고, 공부는 읽고 쓰기가 기본이다. 운동의 시작은 무단한 반복을 통해 기본기를 우선 몸에 익힌다. 이렇듯 기본이란 모든 일을 위한 근본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다 보면 쉽게 잊혀진다. 공무원이라는 직업도 다를 게 없는 듯하다. 대한민국 헌법 제7조 제1항에는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라고 돼 있다. 처음 공무원을 시작할 때 신규교육을 통해 귀가 따가울 정도로 듣는 얘기다. 그러나 20년
지난 3월, 도내에서 3번째로 학생 수(1496명, 2024년 3월 25일 기준)가 많은 외도초등학교의 대다수 학생들의 등·하굣길인 외도부영2차 아파트에서부터 외도초등학교까지 약 800m 구간에 학생들의 안전을 위한 통학로가 설치됐다. 통학로가 설치되기 이전에는 등·하굣길에 외도초등학교 학생들이 도로 양쪽에 주차된 차량들로 도로로 나와 걷고, 간혹 주행하는 차량으로 주차된 차량과 주행하는 차량들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피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는 등 사고위험에 노출돼 있었다.이에, 매일같이 외도파출소, 외도초등학교, 녹색학부모회 및 유
봄꽃 향기 가득한 4월 안덕면민이 한 자리에 모인 가운데 화합과 전진을 다짐하는 제17회 안덕면민 한마음대회가 오는 4월 14일 안덕면 종합운동장에서 개최된다. 이번 행사는 각 마을을 대표해 출전하는 선수단을 비롯한 안덕면 12개 마을, 1만3000여 명의 면민들이 한데 모여 소통하며 만들어 나가는 소중한 축제의 한 마당이자, 지역발전의 초석을 다지는 뜻깊은 시간이 될 예정이다. 안덕면민 한마음대회는 축구, 여자 승부차기, 투호, 제기차기, 게이트볼 등 체육경기와 재활용품을 활용한 나만의 테라리움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부스가 함께
제주시에서 올해 처음으로 일본뇌염을 매개하는 ‘작은빨간집모기’가 발견됨에 따라 전국에 일본뇌염 주의보가 발령됐다. 경보는 △주 2회 채집된 모기의 1일 평균 개체 수 중 작은빨간집모기가 500마리 이상이면서 전체 모기 밀도의 50% 이상일 경우 △채집된 모기로부터 일본뇌염 바이러스가 분리 또는 바이러스의 유전자가 검출된 경우 △일본뇌염 환자가 발생했을 경우 중 한 가지 이상 해당되면 발령한다.올해 일본뇌염 주의보 발령은 작년(3월 23일)에 비해 7일가량 늦어졌는데, 이는 남부지역의 3월 평균기온이 작년 대비 낮아져 모기 활동이 다
서귀포시는 축산차량 거점소독센터 등 상시 차단방역 시스템 가동을 통해 아프리카돼지열병, 구제역,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등의 악성 가축전염병 발생 없는 청정지역을 매해 유지하고 있다. 2019년 9월, 국내 최초로 경기지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이후 가축질병 위기경보 ‘심각단계’가 지속됨에 따라 서귀포시는 4년 6개월 동안 현재까지 특별방역대책 상황실을 24시간 운영해 비상연락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2021년과 2022년부터 서부(대정) 및 동부(남원) 거점소독센터를 신축·운영함으로써 전지역을 아우르는 선제적 차단방역
추운 겨울이 지나고 어느새 봄이다. 봄의 전령이라고 불리는 매화는 평년 기준 2~3월에 꽃을 피우는데 올해는 1월 중순 제주도에서 첫 개화가 관측됐다. 이른 봄기운을 가져다주는 꽃들이 반갑지만 바라보는 속내는 복잡하다. 꽃 개화 시기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변화의 영향을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근거이기 때문이다. 꽃이 전에 없던 수준으로 일찍 핀다는 것은 우리나라 생태계 전반의 ‘생태 시계’ 또한 바뀌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생태 시계가 바뀜에 따라 나타나는 이상 기후 현상은 농업부터 시작해 우리 일상 전반에 강력한 영향을 미
제주의 서쪽 바닷가에 작지만 수려한 해안 풍광을 간직한 용수리 마을 주민들은 매년 3월 15일(음력)이면 절부암 바위 앞에 한데 모여 정성껏 제사를 모신다.절부암제로 알려진 제사의 유래는 이렇다. 옛날 고씨 처녀와 강씨 총각이 서로 만나 혼인을 해 가난속에서도 행복하게 살아가던 중, 하루는 차귀도로 나무를 하러 나간 남편이 그만 풍랑을 만나 실종되고 말았다.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고씨 부인은 실종된 남편을 찾아 바닷가를 찾아 헤매다 결국 낙담하고 용수리 바닷가 언덕에서 목을 매 지아비의 뒤를 따르고 말았다. 그 슬픈사연이 하늘에 닿았
연일 언론에는 마약 범죄기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전에는 특정계층만이 특별한 놀이처럼 암암리 유행됐으나 현재 한국에는 일반사회로 교묘히 숨어들어 계층이 없는 견조하게 뿌리 내리고 있다.이토록 범죄가 확산 되는 원인은 인터넷 발달과 스마트폰 보급에 따른 마약 거래 수단의 다양화, 마약조직의 대규모 밀반입, 범죄라는 인식 약화 등 복합적인 원인이 있다. 또한 과거부터 위험성이 강조된 이른바 필로폰, 헤로인 등과 달리 합성 대마, 향정신성의약품 오남용 등 ‘신종 약물’ 소비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데 이는 범죄라는 인식이 상대적으로
지난 1월 27일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강화되면서 적용 범위는 상시근로 5인 이상 모든 사업장으로 확대 적용되고 있다. 산업재해는 근로자가 업무에 관계되는 건설물·설비·재료·가스·분진 등에 의하거나 작업 또는 기타 업무에 기인하여 사망 또는 부상이나 질병에 걸리는 것을 말한다.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재해를 당한 본인뿐만 아니라 그 가정에 큰 불행을 주고 기업이나 국가 입장에서는 생산성 저하, 이미지 하락 등으로 사회적, 경제적 손실로 이어지게 된다.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발표한 2022년 산업재해 통계자료를 보면 재해자 수는 연간 13만34
지방보조금은 환경,저출산,지역경제 등 자치단체의 당면 과제를 민간과 함께 해결하거나 지역의 특정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목적 등으로 민간에 지원을 하는 예산으로 민관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4월이 되면서 전년도 예산 편성·심의를 마친 지방보조금은 공모 및 보조금심의위원회의 대상자 선정 심의 절차를 거친 후 보조사업자에게 지급돼 본격 사업이 시작되고 있다.물론 보조금을 받았다고 보조사업이 끝은 아니다.이렇게 지급된 보조금은 반드시 목적에 맞는 용도에 사용돼야 하며, 보조금으로 취득한 장비나 시설은 보통 5~10년 동안 사후관리 기간
서울에서 근무하다 제주도로 내려와 애월파출소에서 근무하게 된 지 두 달 가까이 됐다. 서울에 있을 때와 듣는 말도, 먹는 음식도, 출퇴근길 풍경도 모두 다르지만 그중에 가장 생소한 것은 내가 ‘마을 담당 경찰관’이 돼 담당하는 ‘마을’이 있다는 점이다.내가 일하는 애월파출소는 애월리 등 애월읍 관할 26개 리 중 14개 리의 치안유지를 담당하는 대민 최접점 부서다. 관내 주민들은 대부분 어업이나 농업에 종사하고 특히 중산간 지역에서는 대규모로 감귤 농사나 축산업을 하고 있다. 이에 농산물 수확 시기가 되면 종종 절도 사건이 발생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