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마을사람들은 서로 가지고 있는 재능을 잘 안다. 바느질 한다는 괸당(친척)은 상복을 마름질하고 손 빠르고 음식 잘하는 여인들은 먹거리를 장만한다. 멀리서 온 괸당도 잘 기억하여 안내하는 ‘청객’이 어수선한 장내를 정리하고 총감독 한다. 세기를 넘어 아픈 질곡의 역사를 겪어온 제주의 사람들은 좁은 지역이라는 특성 속에서 서로의 상
졸업환갑. 환갑에 졸업한 만학도가 아니라, 졸업이후 환갑이 됐다는 말이니 좀 생소하게 들릴 법도 하다. 사람 나이61세(만60)를 환갑이라고 하는데, 초등(국민)학교를 졸업한지 60년이 지났으니 세월이 어지간히 흘렀다고나 할까. 환갑(還甲)이란 천간(天干)인 갑·을·병·정·무·기·경
떨리는, 움직이는 것들을 본다. 꽃들이다. 풀잎들이다, 나무들이다. 날아다니는 새들이다. 안정되고 안정되지 못한 마음이다. 떨리는, 움직이는 것들은 건강을 연상하게 한다. 떨리거나 움직여야 건강을 얻을 수 있다. 살아 있다는 것은 움직이고 떨리고 있다는 현상으로도 입증한다. 모든 생명체들은 움직임에 떨림에 태만하지 않는다. 봄바람에도 무더위에도 비바람 눈보
제주농업에 대한 미래를 많은 사람들은 걱정한다.지구온난화를 비롯한 FTA, TTP등 무차별적 개방속도와 다양한 외부적 요인들에 의해 암울한 미래를 내다보는 이들이 많기도 하다.하지만 난 그리 부정적으로만 보지는 않는다.요즘 “6차산업”이란 단어가 식상할 정도로 많이들 사용한다.그럼 6차산업은 무엇일까?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듯 농촌에 존
최근 제주사회는 인구 증가 측면에서 좋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2013년 8월을 기점으로 제주 인구가 60만 시대를 맞이하였고 이러한 증가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제주는 세종특별시와 더불어 전국에서도 가장 빠른 속도로 인구가 증가하는 지역으로 호평받고 있다. 제주 인구의 증가에 뚜렷이 기여한 사람들이 바로 타 시?도지역(외국 포함)에서
국제앰네스티(國際赦免委員會, Amnesty International, AI)는 "중대한 인권 학대를 종식 및 예방하며 권리를 침해받는 사람들의 편에 서서 정의를 요구하고자 행동하고 연구를 수행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삼고 있다. 그것의 로고는 철조망에 둘러싸인 촛불 모양이다. 세계 170여 개국과 170만 명의 회원들이 참여함으로써, 국제
욕은 남을 저주하는 말이다. 남을 미워하는 말, 남의 명예를 더럽히는 말이다. 욕설(辱說)·욕질·욕지거리라고도 한다. 단순히 욕이라고 할 때에는 불명예스런 일이나 곤란한 일, 수고로운 일을 의미하기도 한다. 어쨌든 욕은 흉하고 상스러운 말이다. 그러나 욕이 다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욕쟁이 할머니’가 하는
얼마 전부터 극단에서는 2014꿈다락토요문화학교를 진행 중이다. 2012년부터 토요일이 수업 없는 날이 전면 시행되면서 주말에 예술이 펼치는 상상, 놀이가 주는 즐거움을 느껴보라며 지원되는 선물상자 같은 프로그램이다. 예술가들과 함께 보고 듣고 느끼면서 문화예술의 소양을 쌓고, 나를 발견하고, 가족과 소통하고, 학교 밖 지역문화를 알아가는 프로그램이랄 수
계절은 순환되며 어김없이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키면서 세상을 바꿔 놓고 있다. 봄은 우리 곁에 청춘 남녀가 사랑을 나누듯 찰떡처럼 찰싹 달라붙었다. 변덕스런 날씨 때문인가? 햇살이 가득하면 돌담 사이로 돌아 나오는 미풍의 속살거림이 여간 아니다. 초봄의 향기와 청정한 공기가 살랑대는 바람결에 오장으로 깊숙이 스며든다. 찰나의 순간에 떡잎 같은 구름 한 장 가
미국의 어느 대학에서 경제학 교수가 실험을 했습니다.학생들이 학기 초에 오바마의 복지 정책을 지지 하며 어느 누구도 지나치게 부유하거나 지나치게 가난해서는 안 되고 평등한 부를 누릴 수 있어야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지요. 일견 옳은 주장 같아 보입니다. 그래서 교수가 이번 학기에는 수강생 전원이 클래스 평균점수로 각자의 점수를 받으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어요
제주에서 발간되는 주요 일간지에는 각종 축하 광고가 맨 날 춤을 춥니다.주민자치위원장 취임, 조합장 당선, 박사학위 취득, 청년회장 당선, 노인회장 취임, 사무관 승진, 수필가 등단, 동창회장 취임, 교장선생님 승진 등 그 수를 헤아리기 조차 어렵습니다.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아주 특이한 신문 축하 광고 문화입니다.문중회, 동창회일동, 이모, 고모일동, 조
제주로 돌아오기 전까지 난 경쟁과 시간의 압박 속에 항상 뛰어서 출근했고 늦은 시간까지 일에 파묻혔다. 최고의 회사에서 최고의 CEO를 꿈꾸었다. 그러나, 나의 꿈은 90년대 버블경제 붕괴와 함께 사라졌다. 하루아침에 강퇴되는 고위직의 모습이 미래의 내 모습이었고 알아 줄 이 아무도 없는 타향에서 혼자 꾸는 개꿈이었을 뿐이었다. 그렇게 다가온 IMF는 내게
제주 총각과 육지 처녀가 눈이 맞았다. 육지 처녀는 NGO 활동을 하다 지친 몸과 영혼을 제주 바람에 씻어내고자 제주의 돌담길을 걷고 있었다. 그 바람이 좋아 얼마 더 머물며 귤밭의 일손을 도왔다. 야무진 그녀의 일손은 농부들을 매료시켰고 그들은 귤밭주인 아들의 배필로 그녀를 붙잡았다. 아무리 주위에서 밀어 부친들 서로 끌리지 않으면 사랑의 꽃이 필 리 없
최근 제주에 초대형 카지노가 추진되고 있어 그 허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화투자개발㈜과 중국 녹지그룹이 제주시 노형동에 지하 5층, 지상 56층 규모의 드림타워를 건설하겠다며 제주도에 건축허가를 내면서 그 논란이 수면위로 급부상하고 있다. '드림타워'로 명명된 이 건축물에 카지노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국내 카지노업계는 이 건축물이 완공되어
경찰서나 파출소 정문 앞을 피해서 다녔다. 장발단속 때문이었다. 어쩌다 한번 걸리면 끌려들어가 큰 곤욕을 치렀다. 순경들은 지나가는 젊은 여인들을 세워놓고 미니스커트의 길이를 잣대로 재던 시절이 있었다. 1961년도에 이어 1980년도 쿠데타 이후 군사문화가 만연하였다. 군사반란 세력은 무차별로 시민들을 붙잡아다 삼청교육대에 감금하기도 하였다. 민간인들을
가족과 함께 한라산 등산을 갔다 온 적이 있다. 영실 코스로 윗세오름에 올라 힘든 일을 할 수 있었다는데 만족하고 하산했다. 이 길에 생각의 출발과 도착은 계속 이어졌다. 집에서 출발하여 영실 주차장에 도착했다. 그 곳은 종점인 셈이다. 그 다음 영실에서 출발하고 윗세오름에 도착했다. 인생은 생각에서 나온 출발과 도착하기를 행동으로 실천함을 반복한다. 행동
지난 한해, 우리고장 산야(山野)에는 소나무의 울음소리가 그칠 날이 없었다. 단순한 울부짖음이 아니었다. 처절하였다. 온 섬을 짙푸르게 감싸주던 그 소나무들이 영문도 제대로 모른 채 마냥 스러져 갔다. 소나무하면 얼른 연상되는 구절이 애국가 제2절이다. ‘남산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바람서리 불변함은 우리 기상일세.’ 철갑(鐵
시간이 참 빠르다고들 말한다. 요즘 시간보다 빠른 게 가계 빚 이다. 빨라도 너무 빠른 게 문제다. 가계 빚은 9년 만에 배 이상 불어나 지난해 말 공식적으로 1000조원 시대를 맞았다. 한국경제의 ‘시한폭탄’으로 불리는 가계 빚의 문제는 가계의 상환 능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과 가계 빚의 질(質)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는데 있다. 개인이
오늘은 재미있는 이야기부터 먼저 하려고 한다. 조그만 어촌마을에 사는 가난한 어부 이야기다. 이 어부가 어느 날 자기 배 위에서 한가하게 낮잠을 즐기고 있었다. 그 때 그곳을 지나가던 한 사업가가 한심하다는 듯 그 어부를 깨워 하루에 몇 번이나 바다에 나가 고기를 잡는지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그 어부 당연하다는 듯이 “한번요. 나머진 이렇게 쉽
제주에서는 11월과 12월은 겨울이 아니다. 태양은 아직 냉기를 품지 않아 다사롭고 하늘도 추위에 얼지 않아 태평하다. 늦가을 정취에 흠뻑 젖어 지낼 수 있는 여유가 있다. 밀감 수확에 농부의 손길이 바쁘지만 날씨는 화창하고 바다는 푸른빛으로 눈이 부신 달이다. 1,2월이 되고서야 비로소 겨울이 소리치며 일어선다. 눈을 뿌리고 강풍으로 기세를 떨친다. 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