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부족과 안일한 대처때문

서귀포시 아시아ㆍ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후센터(APCC) 유치가 무산됐다.
특히 APEC 기후센터 서귀포시 유치는 지난 2월 신경섭 기상청장이 내도, 기자회견을 통해 “태풍의 길목에 위치한 제주지역에 태풍센터와 APEC기후센터 유치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힌 사안이어서 이번 첫 국제기구 유치 무산은 앞으로 제주도가 추진하고 있는 국제기구 유치에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또한 APEC 기후센터 유치가 무산된 것은 서귀포시의 준비부족과 안일한 대처때문이라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기상청은 지난 1월 24일부터 2월 18일까지 전국 지자체를 상대로 APEC기후센터 유치기관 공모를 통해 독립청사 등의 조건을 내걸었다.
이보다 앞서 부산시는 지난해 9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7차 APEC산업과학기술실무그룹회의에서 오는 11월 설립되는 APEC 기후센터 유치국으로 한국이 선정되자 발빠르게 지난해 11월 12일 APEC 기후센터 유치계획을 발표하는 등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서귀포시는 올들어 지난 2월 25일 유치신청서를 기상청에 제출, 뒤늦게 합류했다.

서귀포시는 제안서를 통해 월드컵경기장내 연구사무실 300여평을 무상 임대함은 물론 공공요금 등 관리비와 함께 전산 및 네트워크 시설을 지원하는 등 각종 부대시설도 적극 지원할 것임을 밝혔다.
기상청 APEC 기후센터 유치기관 선정평가단(12명)은 그러나 APEC 기후센터가 국제기구로서의 위상을 감안할 때 독립청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 독립청사를 제시하지 못한 서귀포시를 아예 처음부터 배제시켰다.
선정평가단은 결국 부산시와 경기도, 연세대학교 등 APEC 기후센터 유치를 신청한 3개 기관에 대해서만 현지 실사, 이들 3개 기관 가운데 1곳을 대상지로 선정할 방침이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지난달 25일 열린 제안설명회에서 심사위원이 독립청사 여부를 집중적으로 물었다”면서 “이후 대상지 결정여부를 기상청 관계자와 전화통화로 확인하는 과정에서 서귀포시가 제외됐다는 사실을 지난 4일 알았다”고 말했다.
제주지역에 첫 국제기구 유치에 도민의 관심을 모았던 APEC 기후센터 유치 무산은 결국 서귀포시의 준비부족으로 기인됐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큰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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