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만장한 제주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관덕정.
일제 강점기 원형이 훼손되는 수난까지 당한 제주시 관덕정이 일제 잔재를 털어내고 제 모습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 세종 30년(서기 1448) 병사들의 훈련장으로 창건돼 그동안 10차례에 걸쳐 보수.복원 사업이 이뤄진 제주시 관덕정이 보수공사를 위해 오는 15일부터 완전 해체된다.

1963년 보물 제 322호로 지정된 관덕정은 제주지역에 소재한 4개의 보물 가운데 지정연도가 가장 빠른 국가 소유의 보물이다.

제주시는 11일 문화재청의 ‘제주 관덕정 보수공사’ 사업계획에 따라 오는 15일부터 관덕정 전체를 거대한 상자로 포장, 관덕정 건물을 완전해체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사업비 31억2000여만원을 투입, 관덕정 건물을 완전히 해체한 뒤 부식된 목제와 변형된 구조물을 교체하는 한편 지붕 보수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제주시는 이번 문화재청의 복원사업에 따라 일제시대 때 원형이 훼손된 관덕정이 제 모습을 찾을 것으로 기대했다.

지금까지 제주지역 대부분 향토사학자 등의 주장을 종합할 때 세종 30년 창건된 관덕정은 일제 강점기인 1924년 일본인들이 관덕정을 보수하면서 주변 도로에 처마가 걸린다는 이유로 전체 15척(454.5㎝)이나 되던 긴 처마의 끝 부분을 2척(60.6㎝)이상 잘라버려 원형이 크게 훼손됐다.

이후 정부는 1962년 관덕정을 해체 보수하면서 잘렸던 처마 보다 30㎝만 길게 하는데 그쳐 이 같은 자세한 내용을 잘 모르는 주민들과 관광객들은 현재의 왜곡된 관덕정 건축 양식이 조선시대의 것으로 오인하고 있다.

제주지역 향토사학자들은 늘 “관덕정 인접지에 있던 제주 목관아가 향토문화의 정체성 찾기 차원에서 복원되는 마당에 목관아의 부속 건물이던 관덕정을 현재의 왜곡된 모습으로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따라 이번 문화재청이 일부 학자들 간 논란에도 불구하고 관덕정을 완전한 옛 모습으로 복원시킬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면서 이를 둘러싼 학자들간 찬반 논란도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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