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의 전래풍습인 벌초시기를 맞아 야산 주변에 자생하는 독버섯을 식용버섯으로 잘 못 알고 먹어 발생하는 독버섯 식중독 사고는 해마다 종종 일어나고 있다.

지구상에는 500여종이 넘는 버섯이 있으며, 식용이나 약용으로 쓰는 것은 80여종 정도이고 나머지는 먹을 수 없는 독버섯이다. 도내에서 자생하고 있는 독버섯의 종류에는 나팔버섯, 화경버섯, 달걀버섯 등 50여종이 있다. 추석 전 후에 독버섯에 의한 식중독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이유는 식용버섯과 독버섯은 정확하게 식별하는 것이 매우 어렵고 식용버섯과 유사한 독버섯이 많은 뿐만 아니라 독버섯에 대한 기초지식이 없어 해마다 같은 장소에서 자라나는 버섯을 무심코 채취하기 때문이다.

독버섯과 식용버섯을 식별하는 방법은 우선 산에서 채취한 버섯과 흰 쌀밥 약간, 생강 세 조각을 잘게 썰은 다음 위의 버섯과 밥을 함께 후라이팬에 넣고 다른 아무 양념이나 조미료를 넣지 않은 상태로  볶았을 때 색상이 까맣게 혹은 갈색으로 변한다면 그 버섯은 절대 섭취해서는 안 된다.

독버섯을 구별하는 방법으로 알려진 말 중에 ‘화려한 색의 버섯만 안 먹으면 된다.’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매우 위험한 상식이다. 버섯 색깔은 같은 종의 버섯이라도 기온이나 습도 등 주변 환경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또 ‘버섯의 갓이 세로로 찢어지면 식용버섯’이라는 말도 잘못된 상식으로 대부분의 독버섯도 식용버섯과 마찬가지로 세로로 찢어진다. 이밖에도 ‘버섯 대에 띠가 있거나 벌레가 먹은 버섯은 먹어도 된다.’는 말도 100% 믿어서는 안 되는 상식 중의 하나이다.

만약 독버섯을 섭취했다면, 독의 성분에 따라 그 증상이나 위험정도가 다르지만 섭취 후 20분~24시간 내에 증상이 발생하므로, 즉시 병의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만약 환자의 의식은 있으나 경련이 없다면 물을 마시고 손가락을 입안 깊숙이 넣어 토하게 하고, 섭취하고 남은 독버섯은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으므로 병원에 가지고 가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도 독버섯 중독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일반인들이 식용버섯과 독버섯을 정확하게 구분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야산 주변에서 자생하는 버섯은 함부로 채취해서 먹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김필수(제주시 동부보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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