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에 지난 7월부터 가뭄이 50일 넘게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지역에 따라 약간의 비가 내렸지만 평년의 4∼7% 정도로 농작물을 관리하는데 턱없이 모자라는 수준이다. 가뭄에 비교적 강한 감귤도 열매가 커지지 않아 수확할 때 크기가 작은 ‘소과(小果)’ 비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감귤의 과실 크기는 열매가 달린 정도(엽과비), 토양수분, 온도 등에 영향을 받는다. 열매가 너무 많이 달리거나 가뭄으로 토양수분이 부족하고 밤 낮 온도가 너무 높게 올라가면 열매 크는 속도가 느려진다.
과실이 한창 자랄 때인 지금 토양수분이 부족하고 고온이 지속되고 있어 열매가 제대로 자라기 어려운 조건이다. 특히 7월부터 가물고 관수를 하지 못한 감귤원은 열매가 마르는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8월에는 열매가 하루에 0.5mm 정도 커지는데 금년도는 크게 못 미치는 것 같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열매가 많이 커지는 시기인 7∼8월에 30일 이상 심하게 건조하면 정상 크기보다 10% 정도 작아진다고 한다.
그럼 방법은 무엇일까? 감귤원에 물 주기와 더불어 열매솎기를 실시해야 한다. 가물다가도 비가 오게 되면 과실이 커지기도 한다. 그러나 가뭄이 50일이 지나고 있고 앞으로도 뚜렷한 비소식이 없는 상황에서는 나무에 달린 열매 수를 줄여주는 것도 필요하다. 열매가 많이 달리거나, 암반이 있어 토심이 얕은 감귤원이나 나무 세력이 약한 극조생 품종, 크기가 작은 과실 등이 우선 해당된다. 8월 20일 기준으로 34mm 이하, 9월 1일 기준으로 38mm 이하의 과실은 따내야 한다. 온주밀감은 열매 횡경이 51mm 이하는 비상품으로 분류되고 있는데, 이런 과실은 수확할 때 51mm 이상 커질 수 없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작은 열매를 좋아하기 때문에 열매솎기를 하지 않는 농가도 있다. 그렇지만 금년도는 상황이 다르다. 기상조건에 맞게 재배농가의 능동적인 대응이 필요한 때라고 본다. 지금 열매솎기를 실천하면 11월에 수확 노력을 줄일 수 있고, 소과(小果) 비율을 줄여 전체적인 상품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강종훈( 감귤육종센터 감귤육종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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