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시인,前 초등학교장
▲ 김광수 시인,前 초등학교장

  아침이 되면 사람들은 자기 발전을 위해 사회(일터)로 나간다. 어제보다 더 보람 있는 오늘이 되길 바라면서. 비바람이 다니며 모자람을 채우려고 쉬지 않고 닦는 길, 땅을 밟았다 하여도 무심하게만 다녔던 길. 지금부터라도 땅 위에서 바람처럼 빗물처럼 내가 갈 길은 쉼 없이 내가 닦으며 걸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길을 간다.
  시주 스님도 절 같다고 할 정도로 조용한 집에서 살았다. 마당에는 감나무 담팔수나무 먼나무 앵두나무 귤나무 향나무 구상나무 비자나무 산딸나무 회양목 철쭉 진달래 동백나무 사과나무 매화나무 치자나무 복분자 소철 산수유나무 등이 있었다. 잔디밭도 있었다. 텃밭이 있었다. 고추를 심었다. 이들은 새로운 나를 찾아 나서야 한다며 하루하루 달라지고 있었다. 자신의 위치를 잘 지키고 있었다. 제재를 받기도 하였다. 오히려 그런 것이 좋다고 하였다. 긍정적인 제재는 관심을 보여주는 표현으로 봐서 좋다는 것이었다. 관심이 없다면 그대로 방치하고 마는 것이다. 방치하면 물론 자유는 누린다. 그러나 그 자유는 모양이 없고 맵시 없고 씻지 않은 얼굴같이 되는 것이다. 봄에서 여름에는 매실 앵두열매 등이 나왔고 가을이면 감 감귤 고추 등이 나왔다. 행복한 사람이 되라고 격려 해주는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정서적 안정감을 주기도 하였다. 그들은 베풀어 준 것을 돌려주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거름 주고 약도 주고 때로는 가지도 쳐주고 그러면서 도와줬던 것이다. 그 공에 보답하는 뜻으로 자기 것을 내주는 것이었다. 그들은 내가 그들에게 식물적인 삶을 살라고 잘 도와줬다고 여긴다. 그리고 나는 그들이 나에게 인간적인 삶을 살라고 도와줬다고 믿는다.
 사실 생각해 보면 좋은 환경은 인간적인 삶에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좋은 환경에서 주변의 말과 소리에서 뼈와 살을 골라낸다. 사회에서 사람들과 잘 어울려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런 생각들은 나에게 사회의 행동하는 모습을 탐색해보라 한다. 사람들에게 눈 번쩍 떠 놀라게 할 만한 일이 생겨나고 있는가를 바라보라 한다. 하지만 보는 것이 쉽지 않다. 각자 마음속에 갖고 있는 그들의 생각은 그들의 것이기에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다. 다만 행동으로 내보일 때는 이해에 도움을 준다.
 어느 행동을 보았을 때 착한 행동, 착하지 않은 행동이라고 하는 것을 어느 정도 판단하게 하여주는 것은 시각과 관심사에 달렸다. 지난여름 관심거리는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폭염과 열대야 현상이었다.
 최악의 기후는 건강에 위협을 주었고 산업현장에 고통을 주었다. 또한 사회 정치 현실에서 일부 사안들에 대해 상반된 주장으로 다투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더 참기 어려운 폭염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다행스러운 일도 있어서 우리의 마음을 달래줬다. 비가 내려줬으면 하고 간절히 바랄 때 단비가 내려줬다. 폭염도 멀어져 갔다. 아침저녁 선선한 바람도 불어주기 시작하였다.
 지난 10일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를 대표하여 장남 재국 씨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미납 추징금1672억 원을 납부하기로 하였다. 때 늦은 감이 있고 만족스럽지는 못하지만 시원해져가는 계절의 느낌에 조금은 보탬을 주었다고 여긴다. 다만 검찰 당국자의 말처럼 국민들에게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아 주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세우는데 일조가 되려면 차질 없이 추징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로 서로의 갈등 문제도 ‘한 발 양보, 상대방 존중, 신속한 문제해결’로 행복한 생활에 도움을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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