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소설가
메이저신문의 영향력이 강한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구독률이 높기 때문이다. 왜 구독률이 높을까? 누구나 경험했으리라. 딩동딩동. 누구세요. 이웃집에서 왔습니다. 문을 연다. 한 남자가 몸을 현관문 앞으로 재빨리 밀어 넣는다. OO신문사에서 왔는데, 사은품 주러 왔습니다. 상품권 5만원에 1년 공짜에 소년OO도 덤으로 줍니다. 누구나 경험한 이야기이다.

신문이 겪는 위기는 무엇보다 종이신문 판매부수 감소와 광고실적 부진에 따른 경영난이다. 미국의 어느 신문은 인터넷 소매업체에게 매각되는 상황까지 오게 되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종이신문이 위기를 맞고 있다.

현재 한국에는 3백이 넘는 신문사가 있다. 그렇지만 종이신문의 사정은 심각하다. 1996년 69.3%에 달했던 가구별 구독률이 작년에는 24.7%로 급락했다. 광고수입도 20.9%로 떨어졌다. 모든 신문사가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 매체는 급성장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 신문사가 겪고 있는 회오리바람이 우리에게도 불어 닥치고 있다.

‘조중동(朝中東)’은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 줄임말이다. 2000년도에 한겨레신문 정연주 논설위원의 '조폭언론 시리즈'라는 칼럼을 통해 조선.중앙.동아일보를 묶어 ‘조중동’이라고 부르면서 공식화되었다. '조중동'과 비슷하게 진보언론인 한겨레신문?경향신문을 묶어 ‘한경’이라 부르기도 한다.

특히 언론개혁시민연대(People’s Coalition for Media Reform. 言論改革市民連帶)는 2000년대 이후 조선·중앙·동아일보 등 이른바 ‘조중동’에 대한 반대운동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1998년 8월 27일 설립하여, 언론을 바로잡고, 언론의 발전을 위한 정책 및 대안을 제시하며, 바람직한 언론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것을 목표로 내세 활동하는 단체이다. 왜 ‘조중동’에 대한 반대운동이 일어났을까?

신문이 위기라고들 한다. 물론 신문도 스스로의 문제를 외면해왔다. 저널리즘의 가치를 낮추는 일을 스스로 자행해 왔는지 모른다. 저널리즘의 자존감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 신문은 매의 눈으로 권력을 견제하고 비판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소외된 약자를 감싸 안아야 한다. 특히 한국인이 느끼는 진실과 공정의 문제에 대해서 기존의 보수나 진보 프레임에서 벗어나서 당당하게 기자로서 치열하게 문제를 풀어야 한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공정성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저널리즘의 본령에 충실해야 한다. 독자들은 ‘조중동’과 ‘한경’ 사이에 기계적 균형을 자꾸 염두에 두는 경향도 있다. 어떤 것이 옳고 어떤 것이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것인가? 그것은 보수와 진보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의 유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종이 발행을 중단하였으며,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난 2010년 중이신문 발행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멀리 볼 것도 없다. 야심차게 출발했던 어느 일간지는 종이신문을 폐간하고 인터넷신문으로 체제를 전환했다.

‘제주매일’이 새로운 모습으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저널리즘 원칙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제주매일’은 언론 자체에 대한 엄정한 비판과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서 나섰다. 말 그대로 독자적으로 뉴스를 철저하게 판단해야 하는, 자기 회사의 언론 철학을 갖고 판단해야 할 시점을 알고 있다. 그렇다면 제주사회의 어려운 언론환경에서 진보언론 하나쯤은 존재해야 하지 않을까? ‘제주매일’이 진보 쪽으로 방향을 틀면 어떨까? 가장 적절한 시기가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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