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매일 포커스 '대재앙'…재선충병에 무너지는 제주솔솦
올 들어서만 2만2000여 그루 감염 곳곳 '폐해'
2004년 첫 발생…10년 방제 작업 결국 '헛수고'

▲ 산방산 재선충. 고기호 기자.
[제주매일 고권봉 기자] 최근 전국적으로 소나무 재선충병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제주지역에서도 마찬가지로 빨갛게 시들어 가면서 말라 죽는 소나무가 급증하고 있어 초비상 상황에 놓였다.

제주도 전역으로 퍼진 소나무 재선충병은 현재 문화재 보호구역까지 피해가 번지고 있다.

실제로 국가지정문화재인 서귀포시 산방산의 경우 일부 소나무에서 잎이 빨갛게 시들어 가고 있다.

산방산은 지난 여름철 제주지역의 극심한 가뭄 이후 최근까지 300여 그루의 소나무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제주 전역에 소나무 재선충병이 확산되며 문화재 보호 구역까지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29일 제주도에 따르면 소나무 재선충병의 경우 도내에서는 2004년 제주시 오라골프장 인근에서 처음 발생했다. 제주도는 그 해에만 117그루의 고사목을 제거했다.

이후 2005년에 806그루, 2006년 9215그루, 2007년 1만721그루로 매해 증가세를 이어오다가 2008년에 5645그루로 줄어들며 소나무 재선충병이 잡히는 듯 했다.

하지만 다시 2009년에 9247그루로 늘더니 2010년에 제주시 지역에서만 발생하던 재선충병이 서귀포시 지역까지 확산됐다.

제주도 전역으로 확산된 소나무 재선충병은 올해 8월말 현재 2만2109그루로 급격히 증가했다.

이처럼 2004년 도내에서 처음으로 소나무 재선충병이 발견된 이후 9만1440그루가 감염된 것으로 집계됐다.

제주도는 이에 따라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115억원을 들여 항공(지상) 방제 5763ha, 나무주사 1151ha 등 총 6914ha에 걸쳐 방제 작업을 진행했다.

올해도 사업비 23억5400만원을 투입해 200ha에 걸쳐 방제 작업에 나섰다.

하지만 제주도는 소나무 재선충병 확산을 막지 못했고 결국, 예비비 30억원과 산림청에 긴급 요청한 10억원 등 40억원을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다.

또 제주도는 산림청에 추가로 방제전문 인력 70명을 요청해 전문 인력을 100명으로 늘려 지역별 담당 공무원과 연계해 방역활동에 나서는 한편 내달 4일부터 특전사 100명을 고사목 제거작업에 투입한다.

제주도는 다음 달 1일과 2일 도내 전 지역에 대한 항공예찰을 벌여 재선충병 감염 상황을 파악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제주도는 현재 사단법인 한국산림기술인협회에 의뢰해 수행 중인 해송림 중장기 관리대책 용역결과가 나오는 오는 11월쯤 이를 토대로 종합관리대책을 추진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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