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시ㆍ군 "계획물량 무리하게 책정" 지적

제주도가 도내 4개 시군자치단체와 함께 범도민운동으로 벌이고 있는 감귤원 1/2간벌이 당초 계획상 물량에 무리수, 목표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제주도와 도내 4개 시군자치단체에 따르면 올해부터 오는 2009년까지 감귤원 1/2간벌 5개년계획에 의거, 해마다 4000ha씩 총 2만ha를 간벌한다.

이 같은 계획에 따라 올해 책정된 시군벌 2/1간벌 계획량을 보면 제주시 550ha, 서귀포시 950ha, 북제주군 960ha, 남제주군 1540ha 등 총 4000ha다.
이 같은 물량은 이달말까지 사실상 마쳐야 된다. 그렇지 않을 경우 4월들어 본격적인 전정과 나무에 순과 꽃이 피게되면 간벌은 사실상 끝이다.

그러나 감귤농가들의 1/2간벌 신청이 저조한데다 이와 맞물려 간벌 실적마저 더딘 실정이다.
이달들어 21일 현재 4개 시군 간벌실적을 보면 제주시 계획물량 550ha 대비 163ha(30%), 서귀포시 계획물량 950ha 대비 371ha(39.1%), 북제주군 960ha/259ha(27%), 남제주군 1540ha/478ha(31%)에 그치고 있다. 도 전체적으로 보면 4000ha/1270ha로 32%다.
특히 1/2간벌 전체물량의 절반이 넘는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산남지역의 경우 농가들의 간벌기피로 진척정도가 마치 ‘굼벵이’다.

서귀포시의 경우 지난해 200ha를 간벌한데 이어 올해는 950ha를 간벌해야 한다. 남군은 지난해 300ha에 이어 올해는 5배 이상 늘어난 1540ha를 간벌해야 하는 짐을 안고 있다.
남군 관계자는 “간벌 계획상 지난해보다 무리한 간벌계획물량으로 사실상 행정당국의 지도에도 불구, 간벌하기가 너무 어렵다”면서 간벌계획에 무리가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그러나 도의 입장은 단호하다.
도 관계자는 “1/2간벌 면적이 너무 과도하게 책정됐다는 시군의 입장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면서 “간벌은 감귤 수확량을 줄이자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좋은 값을 받기 위한 고품질의 감귤을 생산하는데 그 목적이 있는 만큼 밀식감귤원 등 감귤농가들이 1/2간벌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 고품질감귤 생산은 백년하청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올해 미국산 오렌지 15만4000t이 수입된 것을 비롯 내년부터 한일 FTA에 의거, 당도 높은 일본산 감귤이 들어올 경우 제주산 감귤은 치명타를 입게 된다.
또한 평균 10도브릭스 이하의 제주산 노지감귤은 현재 국내산 사과, 배, 포도 등 평균 13도-17도브릭스까지 이르는 과수에도 미치지 못해 가격경쟁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를 감안, 양보다 질에 승부하는 감귤농가의 지혜로운 판단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다.

한편 제주도는 21일 오후 도청 대강당에서 도내 4개시군 관계자와 생산자단체, 농업인단체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간벌 중간평가 및 대책강구 연석회의를 개최, 1/2간벌의 중요성과 농가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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