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무단 투기 감시 카메라가 설치된 후 그 곳에서는 쓰레기를 몰래 버리는 행위가 사라졌다고 한다.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언제가지 이런 감시하에 살아야 하는지, 생각할수록 안타깝다.
사람의 마음속에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누구나 무질서의 유혹이 자리잡고 있다. 감시 카메라가 설치돼야 하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우리는 ‘우리의 의식수준이 이 정도뿐인갗 하는 안타까운 생각을 떨쳐 버리지 못한다.

쓰레기를 규격봉투에 담아 지정된 장소에 버려야 하는 것은 시민으로서 가장 기초적인 행동규범이다.

이런 기초적인 규범마저 꼭 감시 카메라를 앞세워 지킬 수밖에 없다면, 우리의 의식수준은 아직 멀었다고 할 수밖에 없다. 급속한 도시화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의식과 생활태도는 아직 문화 지체(遲滯)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얘기밖에 되지 않는다.

누구나 함부로 쓰레기를 버려서는 안 되는 줄 알면서도 그렇게 행동하는 것은 잘못된 습성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오늘 우리의 현실이라면, 우리는 하루빨리 도시생활에 걸맞는 공중도덕이나 시민윤리를 철저히 지키는 습성을 새로 키우지 않으면 안 된다.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단속강화의 필요성도 여기서 찾아야 하고, 공중도덕의 교육 강화도 여기서 출발해야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시민의 질서의식은 스스로 알아서 지켜 나갈 때 제대로 형성된다는 사실이다. 감시 카메라가 있으면 제대로 지키고, 그것이 없으면 제멋대로 행동한다면 자율시대의 시민의식은 형성되지 않는다.

질서의식은 바로 나를 위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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