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변호인단 제주서 '근로정신대 재판' 보고회

일본의 다케시마의 날 조례 제정 등으로 한. 일간에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져가는 가운데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소송을 지원하고 있는 일본 지원단체와 변호인들이 제주를 찾았다.

‘나고야(名古屋) 미쯔비시(三菱) 조선여자 근로정신대 소송 지원회’와 ‘나고야 미쯔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 원고 변호단’ 11명은 27일 오전 제주도여성교육문화센터 대강당에서 ‘근로정신대 소송에 대한 기각 판결 보고회’를 가졌다.

이번 재판 설명회는 소송을 지원하는 제주모임이 지난해 공정한 판결과 정당한 임금보상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시민들의 관심에 대한 답례의 일환으로 방문한 것으로 일본내 지원단체와 소송변호단이 함께 직접 제주를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소송을 지원하는 단체 및 변호인들이 모두 순수 일본인들이라는 점에서 이번 설명회의 의미를 더했다.

이날 설명회에서 소송 지원회 단장 다카하시 마꼬도(62)는 “재판에 승소하지 못한데 대해 깊이 사죄하며 부당한 판결을 내린 일본국이 부끄럽다”면서 “진실을 말하지 않는 나라는 과오를 반복하게 되며 일본이 그런 나라가 되는걸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가혹한 노동. 차별. 전쟁의 위험에도 모자라 근로정신대를 군 위안부로 여기는 것이 원고들에게 더욱 가혹한 형벌”이라면서 “하루빨리 원고들의 한을 씻고 인간의 존엄성을 되찾기 위해 앞으로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호인 단장 우치가와 요시카즈(66) 역시 “올바른 역사의식을 가지고 판결을 해야 하는데 한일청구권협정시 체결됐다는 이유로 기각한 이번 판결은 부끄러운 일”이라면서 “한. 일간에 복잡한 문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근로정신대 문제 역시 역사속에서 바르게 다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소송을 지원하는 제주모임 허중웅(제주중앙여중 교장)회장은 “지난해 서명운동에서 시민들의 호응은 좋았지만 선고시일이 촉박한 상황에서 마쳤다”면서 “올해도 시민들의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활발한 서명운동을 계획중이며 소송 당사자들을 제주에 초청해 더욱 많은 얘기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 소송은 1943년 당시 12~13세 소녀 140여명이 일본 나고야 미쯔비시 중공업에서 강제노동을 당한 사건에 대해 일본정부의 공식사과와 배상을 요구한 것으로 근로정신대 피해자 7명은 지난 99년 청구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달 24일 1심재판에서 기각 판결을 내렸고 원고들은 다시 나고야 고등법원에 항소했다.

현재 이 재판을 위해 40여명의 일본인 변호사와 1000여명의 일본인 지원단체가 활동하며 일본 내의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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