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주 서귀포시장, 고교 송년의 밤 행사서 발언 일파만파
“내면적인 거래를 하고 이 자리 왔다” 노골적인 지지호소

우 지사와 관계·공직사회 내 ‘뿌리 깊은 학연’까지 드러난 셈

[제주매일 이정민 기자] 지난 29일 서울에서 열린 2013 재경 서귀고인 정기총회 및 송년의 밤 행사장에서 한동주 서귀포시장의 발언의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한동주 시장이 내년 치러지는 지방선거와 관련 우근민 제주도지사와의 직접적인 거래와 앞으로의 방향 등을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30일 제주지역 인터넷 신문인 ‘제주의 소리’가 녹취록을 최초 공개하면서 내용이 알려졌다.

녹취록에 따르면 지난 29일 서울 용산전쟁기념관 뮤지엄웨딩홀에서 진행된 ‘서고인 송년의 밤’에서 한 시장은 내년 6월 선거를 지칭하며 “내(우근민 지사)가 당선되면 네(한동주 시장)가 서귀포시장을 더 해라. 그러면 서귀고를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게 아니냐. 솔직히 내면적인 거래를 하고 이 자리에 왔다”고 동문들에게 설명했다.

또 서귀포시에 재직하고 있는 ‘특정 직급 이상’ 공직자들 가운데 지역 고등학교 출신들의 수를 구체적으로 적시하며 “서귀고(출신)가 모든 인사에서 밀려 있다. 제가 더 해야 이 친구들을 다 제자리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노골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한 시장의 발언을 놓고 볼 때 우근민 지사와의 관계와 내년 선거에서 전략, 그리고 공직사회 내 ‘뿌리 깊은 학연’까지 모두 사실로 드러난 셈으로 풀이된다.

때문에 도내 시민사회단체들과 정당 등은 지난 29일부터 지금까지 한 시장의 발언 내용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 우 지사의 사죄를 요청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 나아가 우 지사에 대한 조사와 그에 상응하는 책임까지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이와 함께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도 한 시장의 발언 내용을 두고 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가 있는 지에 대한 사실 관계 확인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 시장의 이번 발언에 대한 사실 관계와 우 지사와의 연계성,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 등의 조사 결과에 따라 이번 파문은 제주 지역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이 예상된다.

제주도는 한 시장의 발언 내용이 알려진 다음 날인 30일 한 시장을 직위해제하고 양병식 서귀포시 부시장으로 하여금 직무를 대신하도록 했다.

이로 인해 차기 서귀포시장 자리를 두고 벌써부터 현직 공무원을 비롯한 몇몇 인사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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