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 기자회견…“레임덕 우려 다소 늦은 발표 송구”
교육감 선출제도는 '제한적 직선제' 지지, 선거비용 문제 탓

 양 교육감이 회견후 기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문정임 기자

[제주매일 문정임 기자] 속보=양성언 제주도교육감(사진)이 결국 불출마를 선언했다.

양 교육감은 22일 오전 제주도교육청 기자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업무기강 해이 등을 우려해 미룬 것이 다소 늦은 감이 있다"며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양 교육감은 “2010년 세 번째 교육감에 당선된 후 3선 연임 제한 여부와 관계없이 무조건 불출마를 결심했었다”며 그간 자신에게 쏟아진 4선 출마설을 일갈했다.

이날 기자회견이 예정에 없다 당일 오전 급박하게 잡힌 것에 대해서는 “곧 예비등록(2월 4일부터)이 시작되고 선거가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더 미루는 것이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답변했다.

양 교육감은 그간 차기 교육감 후보자들의 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거취 표명을 여러 차례 유보해 4선 출마에 뜻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현행 지방교육자치법에 ‘교육감의 계속 재임은 3기에 한한다’(21조)는 규정이 있지만 양 교육감은 간선을 포함한 3선이기 때문.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교육감 선거제도와 교육의원 존폐, 재임 기간 공과에 대한 양 교육감의 입장을 들을 수 있었다.

양 교육감은 교육감 선거제도에 대해 현재 교총이 주장하고 있는 ‘제한적 직선제’에 손을 들었다.

양 교육감은 “교육감은 정당이 없고 별도의 지지자들을 만들기 어려운 구조라 선거비용을 오롯이 후보자 개인이 충당해야 한다”며 “현행 직선제로 계속 갈 경우 막대한 선거비용이 향후 교육의 중립성과 자주성에 훼손을 가져올 수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유권자들 상당수가 교육감 후보를 잘 모르고 투표하는 상황을 감안할 때 ‘제한적 직선제’가 절반의 자치라는 한계에도 불구, 밀도 있는 유권자들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덧붙였다.

교육의원 존폐에 대해서는 ‘유지가 맞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교육청의 입장이고 결정은 대민기관인 의회가 한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 10년 재임기간 공과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양 교육감은 아쉬운 부분으로 학교폭력 문제와 아토피 등 제주지역 학생들의 건강 문제를 꼽았다. 양 교육감은 “학교폭력이 줄긴 했지만 재임기간 관심이 미진했다”며 “현재 1학생 1악기 보급·연주활동 등을 통해 정서순화를 강조하고 있고 앞으로도 학교폭력 예방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 교육감은 또 “최근 여러 조사에서 아토피 발병률 등 제주지역 학생들의 건강상태가 낮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학생 보건·체육 등에 더 깊이 의지를 두지 못 했다”고 아쉬워했다.

성과에 대해서는 학력·청렴도를 꼽았다. 양 교육감은 “2004년 임기를 시작한 이후 공약으로 내걸었던 학력 향상과 공무원의 첫 덕목인 청렴도에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이는 대입수능성적 4년연속 1위, 청렴도 평가 5년연속 1위, 교육청 평가 ‘우수’ 등의 결과로도 이미 나타났다”고 말했다.

양 교육감은 1942년 남원읍 의귀리 출신으로, 2004년 간선제로 당선된 후 2007·2010년 직선제를 통해 13, 14대 교육감으로 선출돼 재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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