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AIDS환자 1990년 첫 발생…현재 24명

'행정당국조차도 입밖에 내길 꺼리는 AIDS 환자 실태'
그 만큼 사회적인 냉대와 무관심 속에서 혼자만의 세상을 살아가는 AIDS환자가 도내에도 24명이 존재하고 있다.
제33회 보건의 날을 맞아 관계당국 등은 기념행사를 준비하느라 바쁘지만 1990년 도내 1명 발병 후 15년 동안 24명으로 늘어난 AIDS환자들의 현주소는 그들의 처지만큼이나 암울하다.

관계 당국이 전하는 환자들의 실태는 단편적이지만 우리 사회의 각성을 촉구하는 실정이다.
가족들도 모르는 경우가 있을 만큼 우선 환자들은 자신이 환자라는 사실을 숨기고 있다.
20세기 천형이라고 일컬어질 만큼 전 세계에 충격을 던진 AIDS는 일반의 오해가 제2, 제3의 부작용을 몰고 온다는 분석이다.

성 접촉 또는 수혈을 통한 전염이 가장 일반적이라는 의료계의 과학적 풀이도 일반인들은 아랑곳 않은 채 이들 환자들을 기피하기 십상이다.
경제력 상실, 소외감 등은 이들 환자들을 괴롭히는 다른 요소로 작용한다.
제주도는 이들을 위해 진료 병원을 지정했지만 환자들은 서울 등 다른 지방 의료기관을 이용하고 있다.

'혹시 남이 알까 봐'라는 우려 탓이다.
도 당국은 5000만원의 예산을 확보, 이들의 진료비와 항공료를 지원하고 있다.
이경희 보건위생과장은 "기초생활 수급대상자로 지정하겠다고 제의했지만 환자들이 오히려 외면하고 있다"면서 그 이유로 "대상자로 혜택을 받을 경우 신원이 드러날 지 모른다는 걱정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경제적 어려움을 덜어 줄수 있는 방안이 없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 과장은 "행정의 특성상 예산 집행은 뚜렷한 흔적을 남겨야 하는 만큼 별도의 지원대책을 강구하지 못하는 형편"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라는 구호가 무색해지는 가운데 도내 환자들에 대한 지원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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