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매일 포커스] 올해부터 도로 노면표시 기준 상향조정불구 행정 예산타령
운전자, 야간·우천 시 운전할 때마다 ‘아찔’

[제주매일 진기철 기자] 비만 오면 사라지는 도로 위 ‘생명선’인 차선. 비가내리는 야간 시간 차량을 운행해 본 운전자라면 한번은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는 주요 도로 노면에 표시된 차선 상당수가 퇴색돼, 정비가 필요하지만 관련예산은 턱 없이 부족, 제대로 관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도로 노면표시는 지자체, 기관마다 휘도(반사성)기준이 각기 다를 뿐 아니라 구체적 설치 및 관리 역시 대외적 구속력이 없는 경찰청 내부 매뉴얼에 따라왔다.

제주도인 경우 그동안  ‘노면표시 반사성능 기준’이 2005년 경찰청이 제시했던 130mcd/㎡·Lux에 맞춰져 왔다. 백색 차선을 기준으로 미국이 노면표시 반사성능 기준을 250~300mcd/㎡·Lux로 두고 있는 것에 비해 절반 수준에 머물러 온 실정이다.

그나마 경찰청이 노면표시의 명확한 식별을 위해 올해부터 240mcd/㎡·Lux으로 상향, 관리키로 했지만 관리구간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데다 관련 예산은 따라가지 못하면서 우천 시 운전자들의 사고위험은 여전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일몰 후 우천 시 발생하는 교통사고는 평소에 비해 약 40%가량 더 많고 대형사고의 비중도 높게 나타나는 등 사고의 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차선 도색에는 크게 융착식과 상온식 두 가지 공법이 사용된다. 하지만 해마다 찔끔 배정되는 차선도색 사업비로는 융착식 도입은 언감생심이다. 수명기간이 3배 정도 긴 융착식인 경우 상온식보다 4~5배 비싸 엄두를 낼 수 없는 상황이다.

수명기간은 차치하더라도 현재 배정되고 있는 예산으로는 해마다 늘어나는 정비구간 조차 재 도색 등 제대로 관리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차선의 경우 통상적으로 1년 주기로 재 도색에 나서기는 하지만 교통량이 많은 구간은 새로 도색하더라도 오래가지 못한다”며 “시설물에 대한 정기적 점검을 통해 기능 유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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