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고희맞은 3인방…박병선ㆍ김여순ㆍ양인숙씨

'벗(友)' 항상 살을 부대끼며 살아가는 가족과 다른 또다른 뭉클함이 남는다.
허물없이 속마음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진정한 가치를 깨우쳐 가는 이들 친구.
'친구는 하나의 영혼이 두 개의 육체에 깃든 존재'라는 말도 있다.

그러나 금정 박병선, 연당 김여순, 호정 양인숙씨에게는 '세 개의 육체에 깃든 존재'인지도 모른다.
꿈 많던 여고 때 인연을 맺고 그 어떤 우정 부럽지 않은 관계를 자랑하는 이들이 다시 한 번 주변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이들이 '고희(古稀)'를 맞아 마련한 '문인화 삼우전'이 바로 그것.
이번 전시회에는 그동안 문인화의 대가로 알려진 치련 허의득 선생과 소석 구지회 선생을 선후해 사사하면서 10년 넘게 쌓아온 화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전시회다.
특히 인간성을 강조하는 이들은 그림도 그림이지만 그림을 통해 올바른 삶을 가꿔온 기치를 다시금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양중해 전국문화원연합회 제주도지회장은 "세 벗끼리의 여류화가는 일제말과 광복초의 험한 시대를 살아오신 세대며 오늘의 어려운 삶도 미의 창조로 승화시켜 나가는 분들이다"며 "이번 전시회로 스스로를 다시 한 단계 심화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를 준비한 박병선, 김여순, 양인숙씨는 "제대로 서지도 못하는 저희들에게 한 발짝 더 옮겨보라는 선생님의 권유와 동료들의 채근에 이렇게 만용을 부려 그동안 습작한 몇 점을 부끄러운 마음으로 선을 보이게 됐다"며 겸손한 초대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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