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시인. 前 초등학교 교장)
▲ 김광수(시인. 前 초등학교 교장)

 가족과 함께 한라산 등산을 갔다 온 적이 있다. 영실 코스로 윗세오름에 올라 힘든 일을 할 수 있었다는데 만족하고 하산했다. 이 길에 생각의 출발과 도착은 계속 이어졌다. 집에서 출발하여 영실 주차장에 도착했다. 그 곳은 종점인 셈이다. 그 다음 영실에서 출발하고 윗세오름에 도착했다.
 인생은 생각에서 나온 출발과 도착하기를 행동으로 실천함을 반복한다. 행동하기 전에 생각이 먼저다. 생각의 출발과 도착이 먼저 있는 것이다. 출발 동작이 시작되기 전에 생각이 먼저다. 도착하는 것도 생각 뒤의 일이다.
 좀 더 있다 가자, 아름다운 경치를 보여줘 고맙다, 하산 길이 더 불편하다 호소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 이 순간은 생각이 막 나온 때다. 하나하나 침착하게 해결해야 할 이 생각들에 대한 출발과 도착을 정리해야 한다. 생각의 출발과 도착을 정리하지 않으면 반복행위에 혼란을 준다.
 너무 큰 이상이라서 실현되기 어려운 일이라면 내심 자조적인 비웃음으로 종결난다. 생각도 될 수 있으면 출발과 도착에 짐 되게 하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양심상 미안한 마음 덜 하기 때문이다. 
 가볍게 출발하여 무사하게 당도하는 일 되풀이 되면 좋다. 그렇게 되면 그동안 도움 준 일 참으로 고맙다하는 답례도 나오고 생각을 긍정한다.
 나무에 앉아 있던 새 한 마리 날아간다. 나무에서 출발하여 다른 어느 종점을 향해 가고 있다.
 출발이 있어 다행이다. 출발이 없으면 희망이 없다. 과거의 흔적도 가치인정을 못 받고 앞길의 영광도 기대 못한다. 실적이 쌓이게 또 다시 무엇인가를 획득하러 가지 못 한다.
 반복되는 출발점 도착점은 이 땅에 남기는 발자취를 알리는 깃발이 꽂힌 곳이다. 출발 이전의 발자취는 빛난다. 현실도 인정하며 깃발은 펄럭이며 힘차다. 새로운 종점을 목표로 달려가는데 밑힘이 된다.
 인간은 생각과 행동의 연속과정에서 예견되고 순탄한 걸음을 통해 득도 득물하지만 예측불허의 돌발 상황에도 대처하며 살아간다. 방심하여 지냄이 항다반사이면 생존의 위협을 받기 때문이다. 작금의 일에 태만하면 미래의 일에 연결이 잘 안 되어 지장을 초래한다. 톡톡히 주의환기를 받고 가야한다. 그러므로 자신을 강하게 훈계하는 일도 명심하여야 한다.
 이제 또 다른 출발점에서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러 가는 전달자를 생각해 본다. 어디까지나 가상이다. 손바닥 위에 올려놓아 시계 방향으로 돌리면서 비벼 만든 동그란 새알, 알맹이는 사랑의 전달자, 그를 외손바닥 가운데 놓고 엄지손가락에 얹은 가운데 손가락을 힘차게 튕긴다. 사랑의 전달자! 홀가분하게 출발한다. 이곳 세상 사람들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잘들 살고 있음을 전하고 그곳 사람들에게도 가정이나 사회에 사랑과 기쁨이 가득 넘치는 곳이 되길 기원하겠다는 다짐을 한다.
 출발점에서 뒤는 과거의 모습! 자연의 도움과 자신의 노력이 있었기에 몸과 마음 건재하다. 앞날에도 마음에 온기 돌고 따뜻해질까. 생각도 긍정적으로 나와 강건해질까. 좋은 세상 살 꿈 그리며 노력하는 열망에 용기를 줄까.
 지금 혹독했던 추위를 생각하며 혹한을 녹여가는 계절이다.
 생각이지만, 생각 만으로라도 격려하며 열심히 수고해 달라 한다.
 자연은 지극히 자연적으로 흘러가면 좋다. 따뜻한 봄날은 멀지 않았다. 나도 정말 인간적으로 살아야 한다. 일단 오늘의 글쓰기 생각은 종점에 서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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