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주(제주시 환경미화과 )
▲ 정은주(제주시 환경미화과 )

                                    
  환경미화과로 지난 1월 발령을 받은 후 집에 가서 가장 먼저 한 일은 큰 쓰레기통을 장만한 것이다. 일반 쓰레기와 품목별로 재활용품을 분리해서 넣을 수 있도록 우리 집에 조그만 클린하우스를 마련하고, 집에서 쓰레기를 정리하는데 막내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을 가장 많이 참여시켰다. 어려서부터 환경사랑 실천을 몸에 베도록 하고, 나 또한 어린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실천을 철저히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특히, 제품마다 표기되어 있는 분리배출표시를 잘 보면서 배출하도록 얘기를 해 주었더니 쓰레기가 하나 나올 때마다 뒷면에 분리배출표시를 보고 우리 집 클린하우스에 넣는 것이 생활화 되어가고 있었고 의외로 분리배출 요령에 대해 어린 아들이 잘 알고 있었다. 학교에서 배워서 알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하는 것이었다.
  그동안 부끄럽지만, 내가 그만큼 철저하게 쓰레기 분리배출에 대해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여 아들도 그저 엄마가 하는대로 알고는 있었지만 철저히 실천하려 들지 않았던 것이다. 아들은 이제 우리 집에서 “재활용”이란 별칭으로 통한다. 재활용 품목을 보면 아들을 부르고, 어디에 넣어야 할지 물으며 분리배출을 게임처럼 즐기면서 하고 있다. 그리고, 재활용 품목을 제외하고 나니, 실제로 일반 종량제봉투에 넣을 쓰레기는 그리 많지 않았다. 
  각 가정에서 재활용 분리배출만 철저히 한다면 쓰레기는 얼마든지 줄여나갈 수 있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물론, 약간의 시간 투자와 번거로움이라는 훼방꾼이 있지만 그 정도는 우리가 살고있는 환경을 위해,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기꺼이 우리가 감수해야 할 부분일 것이다.
  어떤 일을 시작하는 데는 계기도 중요하고 시기도 중요하다. 최근 클린하우스마다 쓰레기가 넘쳐나는 현상을 우리 모두가 눈으로 보고 느꼈다. 행정·시민 누구의 잘못을 논하기 전에 이제는 우리가 올바른 쓰레기 배출을 위한 실천을
더 이상 미룰 때가 아니고, 미뤄서도 안된다는 현실이다.
  쓰레기 분리배출을 위한 가정에서의 5분은 우리의 미래이고 희망이다. 집집마다 우리 집만의 클린하우스를 만들고 관리해 나간다면 365일 깨끗한 우리 동네 클린하우스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음은 물론, 쓰레기 처리대란을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슬기롭게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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