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승 한 (제주발전연구원, 사회학박사/연구위원)
▲ 고 승 한 (제주발전연구원, 사회학박사/연구위원)

 

    최근 제주사회는 인구 증가 측면에서 좋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2013년 8월을 기점으로 제주 인구가 60만 시대를 맞이하였고 이러한 증가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제주는 세종특별시와 더불어 전국에서도 가장 빠른 속도로 인구가 증가하는 지역으로 호평받고 있다. 제주 인구의 증가에 뚜렷이 기여한 사람들이 바로 타 시?도지역(외국 포함)에서 온 이주자들이다.
   제주로 이주해온 정착주민들 가운데 '문화이주자(제주지역으로 이주한 문화예술 분야 종사자)'들은 제주문화의 다양성 확대와 지역문화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제주에 온 문화이주자들은 제주도 전역에 정착하면서 다양한 창작 활동을 전개하거나 문화적 상징과 의미를 담은 카페 및 게스트하우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 더구나 제주시 원도심 지역의 지역재생과 지역활력 충전을 위해서 문화예술공동체 프로젝트를 계획.추진하고자 하는 한 문화이주자의 열정은 아주 감동적이다.  
   이처럼 문화이주자들은 제주도민의 일원으로 새로운 삶을 일구어 나가는 정착과정에서 제주지역사회에 직?간접의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첫째, 문화이주자들이 제주 농어촌지역의 새로운 변화와 역동성 창출의 촉매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둘째, 문화이주자들은 제주문화를 계승?발전시켜 온 지역의 문화예술가들과 상호이해와 교류를 통해 제주문화의 발전에 기여하는 조력자이기도 하다. 셋째, 문화이주자들은 이웃, 동네, 그리고 지역의 주민들과 함께 느끼고, 체험하고, 참여하면서 새로운 공동의 가치와 참여 그리고 변화를 실현하고자 하는 사회혁신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제주에 와서 정착하여 살아가는 문화이주자들은 다양한 역할과 기여를 한다는 측면에서 사회공헌가(재능기부, 자원봉사 포함)로서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문화이주자들이 제주사회 발전에 일방적으로 공헌해 주기를 바라서도 안 될 것이다. 왜냐하면 문화이주자들에게는 새로운 거주지에서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적응하여 안정된 삶을 유지하는 것이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주도민들이 문화이주자들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 그들을 이방인 혹은 외부인, 그리고 주변인으로 인식하는 의식과 태도를 버리고, 대신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는'동반자 혹은 이웃?친구?지역주민으로 인식하는 정서적.심리적 개방성을 견지해야 할 것이다. 즉 문화이주자들이 제주 땅에 정을 붙여 제2인생의 꿈을 펼치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제주도민들도 배려와 아량을 함께 가져야 할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제주특별자치도 정착주민 등 지원에 관한 조례」에 의거하여 문화이주자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체계적.지속적으로 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맥락에서 제주 문화이주자의 DB 구축, 문화예술 창작활동 지원 및 공간 확보, 문화이주자의 제주정착 컨설팅 지원, 제주문화예술인과 지역주민과의 교류의 장 마련, 제주이해 교육프로그램 개설 및 운영, 일자리 창출과 고용기회 확대, 문화이주자의 재능기부 자원봉사 프로그램 운영 등과 관련된 정책 사업을 단.중장기적으로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
   제주에 온 문화이주자들이 제주문화와 지역발전에 기여하는 사회공헌가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동시에 제주사회와 도민들은 문화이주자의 성공적 제주 정착을 위한 배려와 나눔을 아끼지 않을 때 비로소 제주는 문화융성의 시대를 열어가는 기회를 갖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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