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 예비후보를 만나다]⑥신구범(새정치민주연합)

제주매일은 6·4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별로 경선 일정이 구체화되고 도민 관심도 높아짐에 따라 제주도지사 후보로 출사표를 던진 예비후보들을 대상으로 이번 선거에 나서는 각오와 전략, 그리고 주요 공약을 알아보는 인터뷰를 진행한다. 인터뷰는 각 정당순으로 게재한다.<편집자 주>

 

▲ 신구범 새정치민주연합 제주도지사 예비후보.

▲ 이번 선거에 출마를 결심하게 된 배경과 각오

나는 4년여의 도지사직을 수행하면서 약 200년 간 계속된 출륙금지령, 그리4.3사건을 가슴에 안고 일했다. 중앙정치에 휘둘리는 굴종의 역사를 마감하고 제주자존의 역사를 도민들과 함께 세우고 싶었다. 제주사(濟州史) 정립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홍콩처럼 외교, 국방을 제외하고 고도의 자치권을 실현하는 ‘1국2체제(一國二?制)’인 경제특별자치구를 꿈꿨다. 삼다수, 컨벤션센터, 관광복권(후에 로또복권에 통합됨), 200억엔 일본 해외증권 발행, 세계섬UN구상 등은 모두 이를 위한 실험이자 준비였다. 이제 제주도가 특별자치도가 된지 8년째다. 여기에서 한 걸음만 더 나가면 1국2체제가 실현될 수 있다. 이에 필요한 통찰력, 강력한 추진력 그리고 제주자존 우선의 리더십을 발휘하여 제주 미래비전인 1국2체제를 반드시 실현시키고 싶다.

▲ 자신이 생각하는 제주의 현재와 미래

작금의 제주사회는 너무 중앙 의존적이고 중앙의 정치논리에 저항 없이 휘둘리고 있다. 강정 해군기지, 개발과 보전 등 제주사회의 주요 갈등은 제주자존의 쇠락에서 비롯된 것이다. 국제자유도시, 제주특별자치도도 제주가 요구한 것이 아니라 정부가 주도한 제도다. 국제자유도시 1차 계획 투자실적이 계획대비 겨우 14.2%라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특별자치도로서 외교, 국방, 사법을 제외하고 정부의 모든 권한을 제주도가 주도적으로 이양 받을 의지도 능력도 턱없이 부족했다. 내가 그리는 제주의 미래는 제주자존의 복원과 성장잠재력의 극대화다. 이는 제도로써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데, 그 제도가 바로 홍콩과 같은 ‘1국가 2체제’의 실현이다.

▲ 대표적인 공약(약속)을 말한다면?

토종자본 4조원 조성 및 운용으로 도민주도 개발시대를 열고 도민 금융자산을 확대하며 삼다수 300만톤 생산과 제주도지방개발공사 2조원 매출 달성으로 제주 경제규모를 2배 이상 확대하는 기반을 만들고 매년 5000개의 양질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겠다.
농어민들이 안심하고 농수축산물을 생산할 수 있도록 농어가소득을 보장해 주는 품목별 목표가격을 고시하고 시장가격과의 차액을 100%보전하는 차액보전제도를 실시하며 감귤가격은 산지공판 실시로 관당 1만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관광산업의 체질을 획기적으로 바꾼다. 881개 관광여행사가 조합원이 되는 ‘제주관광 사회적 협동조합’을 설립하여 관광객을 국내, 국외 현지에서 직접 모객하고 고품질 관광상품을 집중 개발하겠다. 동·서문시장을 연결하는 구도심 성내를 복원하여 차 없는 거대 광장으로 재생하고 칠성통은 아울렛거리, 지하상가는 고급아케이드로 재탄생시키겠다.
읍·면·동 기초자치제를 실시하여 ‘완전자치’ ‘생활자치’를 실현하겠다. 현재 주민의 직?간접선거로 선출 및 임명되는 이장 및 통장이 자동적으로 기초 의원이 되는 읍·면·동 자치의회를 구성하고 자치의회에서 지역주민 중 임기 4년의 읍·면·동장을 선거하고 읍·면·동장에게 도지사에 대한 예산요구권을 부여하겠다.

▲ 자신이 바라본 자신의 장점과 단점

독학으로 행정고시에 합격하여 20대 중반 제주도청 기획계장을 시작으로 기획관, 지역계획과장을 하면서 신제주개발, 중문관광단지 개발, 어승생댐 공사, 한라산 국립공원 지정, 그린벨트 설치 등 업무를 담당했고 농립무에서 축산국장, 농정국장, 기획관리실장을 하면서 농업정책을 익혔다. 또한 미국에서 농업경제학을 공부할 기회도 가졌고, 4년 반 동안 주(駐)이태리대사관 농무관 겸 FAO(국제식량농업기구) 한국교체수석대표를 하면서 국제감각과 영어를 익힐 기회도 가졌다. 결국 공직과정에서 평생 고향 제주도를 공부하고 일했던 경험이 다른 예비후보들에 비해 나의 최대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민선도지사를 하면서도 정치인보다는 행정관으로 기록되기를 바라고 정책에 올인(All in)하는 도지사로서 직무를 수행했다. 결과적으로 정치적인 배려나 자세가 부족하고 협치(協治)에 서툰 도지사로서 독선이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 신구범 예비후보가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본지 이정민 정치부장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민선 5기 도정이 잘한 점과 부족했던 점
 
 6.4지방선거 도지사 예비후보로서 민선 5기에 대한 평가를 한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또한 현재 엄연히 민선 5기 도정이 항진 중인데 이에 대해 평가를 하기에 적절한 시점이 아니라도 본다.

▲ 도지사가 된다면 가장 먼저 바꾸고 싶은 게 있다면?

민선 지방자치 20년 동안 제주사회는 ‘병든 공동체’로 변했다. 제주사회를 ‘건강하고 경쟁력을 갖춘 공동체’로 회생시켜야 한다.
제왕적 도지사가 공직사회와 관변사회단체를 봉건시대 ‘성주와 가신’의 관계로 만든 결과, 제주사회는 눈치와 불안 그리고 보신주의로 채워졌다. 언론과 지식인, 지도층도 예외는 아니다. 공익이 몰각된 사회가 된 것이다. ‘세계7대경관’ 투표 같은 사기행각에도 제주사회는 무반응이었다. 해군기지로 인한 갈등을 풀어낼 의지도 능력도 보이지 않았다. 1인당 GRDP는 2012년 1만9천불로 전국 꼴찌 수준이다. 외지자본은 제주에서 돈을 버는데 제주도민이 투자한 항공사도, 카페리도, 풍력발전도, 은행도 없다. 환경이 산업이 되는 시대에 외지의 투자만 기다리고 있다.

▲ 자신만의 차별화된 선거 전략은?

한번 고향 제주 땅에서 초등학교 운동회 같은 선거를 치르고 싶은 것이 나의 꿈이다. 청군, 백군으로 나뉘어 경쟁을 하다가도 운동회가 끝나면 더 이상 청군, 백군은 없다. 내 삶에서 마지막 도지사 출마다. 도민들이 즐거워하고 나 또한 후보로서 재미있는 선거를 치르고 싶다. 스스로에게 엄격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선거전략은 딱 세 가지다.
우선 100 % 무급 자원봉사자와 함께 선거준비와 선거운동을 하고, 폭로나 비방 등을 일절 하지 않으며 준비된 정책을 중심으로 정책선거를 지향한다.
 
▲ 도민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시장에서 사고 싶은 물건을 고르는 사람들은 궨당이나 동창을 기준으로 하는 게 아니라 상품의 품질, 가격, 브랜드 등을 기준으로 보고 판단한다.
투표행위도 마찬가지다. 유권자는 ‘궨당’이나 친구가 아니라 유능한 정치소비자로서  좋은 품질의 상품인 후보를 고를 수 있어야 한다. 이제 제주사회도 유권자인 도민들이 선거문화 변혁을 위한 역할을 해야 할 때가 왔다. 도민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삶의 질은 원하든 원치 않든 선거라는 정치에 의하여 결정되기 때문이다. 선거는 나와 내 가족 그리고 내가 속한 사회를 위한 올바른 선택을 통해 정치가 우리의 삶에 얼마나 유익한 친구인가를 알게 한다.

대담=이정민 정치부장, 정리=고권봉 기자, 사진=고기호 사진부장

신구범 프로필-----------------------------------------------------------------------

▲생년= 1942년
▲출신(고향)= 조천읍 신촌리
▲학력= 제주북초등학교, 조천중학교, 오현고등학교 졸업, 육군사관학교 4년 중퇴, 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 4년 재학 중
▲경력(약력)= 행정고시 합격(1967년), 제주도청 지역계획과장, 주(駐)이태리 대사관 농무관 , 농림부 기획관리실장, 제주도지사, 축산업협동조합 중앙회 회장
▲수상 현황= 홍조근정훈장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