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문 교육감 예비후보가 28일 제주도의회 의원회관에서 본 지 문정임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기호 기자

■ 소규모학교 통폐합에 대한 생각은
읍면학교는 통폐합 대상이 아니라 적극 활용하고 발전시켜야 할 대상이다. 읍면지역과 읍면학교가 상생할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이 필요하다.
예컨대 자연환경이 뛰어난 소규모학교는 생태학교, 아토피치유학교, 건강치유학교, 비만치유학교 등으로 특성화할 수 있다. 반면 신제주 지역 학교등른 이미 학생들로 포화상태라 선진형 교육프로그램 도입은 고사하고 과밀학급 해소도 어려운 지경이다. 학급당 학생 수가 적은 읍면지역 학교에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도입해 성공사례로 만들면 도심 지역 학생들의 유입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  

■ 과도한 경쟁이 이뤄지는 고입제도에 대한 생각은
반드시 개선이 필요하다. 나의 대표공약이기도 하다.
전국적으로 70~80%의 학생들이 일반계 고에 들어가는 것과 달리, 제주시 지역에서는 중학교 졸업자의 50% 정도만 일반계 고에 진학한다. 너무 낮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제주교육 문제점들의 상당수가 ‘고입제도’와 직, 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 높은 사교육비 부담, 허약한 제주지역 아이들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상태 등이 대표적인 예다. 반면 일반계 고 진학률을 높이면 그 만큼 대입 수시모집에 지금보다 더 높은 비율의 학생들이 지원할 수 있어 대학 진학에 실질적 효과를 낼 수 있다. 학생들의 자존감을 회복해 학교 중도탈락자 수도 줄일 수 있다.
 
■ 학교폭력에 대한 특단의 해결방안은
학교폭력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탈락자를 양산하는 경쟁적인 교육제도부터 고쳐야 한다.  
초중학교 과정은 몸과 마음을 건강히 하는 중요한 시기다. 독서습관을 키우고 외국어를 열심히 배워야 하는 시기다. 또, 공동체와 어우러져 살아가는 능력을 체득해야 하는 때이기도 하다.
학생들을 바꾸기 위해서는 학교수업이 변해야 한다. 입시와 문제풀이 중심의 수업을 배움이 중심이 되는 수업으로 서서히 바꿔야 한다. ‘배움 중심의 수업’은 모든 학생들이 참여하는 수업을 말한다. 소외되는 학생들을 보듬고 지원하는 ‘교육복지체제’도 만들어야 한다. 이미 발생한 학교폭력에 대해서는 피해학생과 가족들을 위한 충분한 정책적 지원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 4.3교육에 대한 생각은
지난해 ‘4.3평화교육 활성화’ 조례가 (자신)대표 발의로 만들어졌고, 지난달 4.3이 국가추념일로 지정됐다. 어느 때보다 4.3평화교육에 대한 여건이 나아졌지만 제주도교육청은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4.3에 대한 학생들의 역사인식을 높이고 전국으로 평화·인권·상생의 가치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교육청 차원의 적극적인 사업 추진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 제주와 유사하게 현대사의 비극을 겪은 광주광역시의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다양한 4,3교육콘텐츠를 학교 현장에 보급하는 등 4.3교육 활성화를 위한 실질적 기반을 마련하겠다.

■ 급식보조원과 초등돌보미 등 학교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하다. 해결방안은
학교 비정규직 문제는 제주도의회 교육의원으로 재직하며 꾸준히 해결책을 모색해왔던 분야다. 일례로 지난해 6월 ‘제주도교육청 교육공무직원의 채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를 대표 발의해 입법화했다. 그간 학교장이 채용하던 학교회계직을 교육감이 직고용하도록 했다.
비정규직의 고용안정화를 위한 대책은 앞으로도 계속 마련돼야 한다. 급식보조원에게는 장기근속가산금과 기타수당이 지급돼야 하고, 도내 모든 초등돌봄전담사들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돼야 한다.
학부모들이 안심하고 아이들을 맡기고, 그 아이들을 잘 돌보기 위해서는 돌봄전담사들의 안정적 고용환경이 필수다. 불안한 일자리로 인해 돌봄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면 결국 그 피해는 아이들과 학부모들에게 돌아간다.

■ 지난 10년 양성언 교육감 체제가 잘한 점과 못한 점
특수학교인 서귀포온성학교를 설립해 서귀포지역 장애학생들에게 교육기회를 제공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1인 1악기 시스템을 도입하고 스포츠클럽 활성화에 예산을 투입한 것도 의미 있다.
반면 현행 고입제도를 고착화 해 치열한 학력경쟁 구조를 그대로 둔 것은 문제가 있다. 학부모들의 고입제도 개선에 대한 요구가 많았는데, 제대로 수렴하지 않은 것도 문제다. 그러는 동안 아이들의 힘든 삶은 지속됐다. 소규모학교 통폐합, 4.3평화교육 소극적 대처 등도 아쉬운 대목이다.

■ 교육감 선거 출마를 결심한 배경
아이들이 행복하게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은 모든 부모가 같다. 그렇다면 교육의 목표는  ‘어떻게 하면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까’에 두어야 한다. 학력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다양한 자질과 능력, 개성을 존중하고 인정하는 교육체제로 전환하는 데 힘을 쏟고 싶다.

■ 대표 공약과 이유
단연 현행 ‘고등학교 입시제도 개선’이다. 등급이 고착화된 고등학교로 인해 아이들은 중학교에서부터 일반계 고등학교에 가기 위한 치열한 학력경쟁을 벌인다. 입시에 대비하는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도 크다. 시내 일반계 고에 가지 못한 아이들은 많은 비용을 들여 멀리 떨어진 읍면지역 일반계 학교로 가야한다. 경쟁교육의 심화로 아이들의 몸과 정신건강이 갈수록 나빠지고, 학교폭력 문제도 양산되고 있다.
하지만 해결이 쉽지 않은 문제이기 때문에 도민들의 참여 속에서 긴밀한 소통과 협의가 있어야 한다. 범도민협의체를 구성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 많은 도민들이 공감하는 방향으로 현행 고입제도를 반드시 개선하겠다.

■ 후보자가 그리는 제주 교육의 미래
아이들이 교육을 떠올릴 때 ‘따뜻함’을 느꼈으면 한다. ‘따뜻함’이란 학생들이 즐겁게 공부하고 성장할 수 있는  ‘관심’과 ‘존중’ ‘사랑’ ‘건강한 에너지’ 등을 말한다. 아이들이 서로 존중하고 협력하는 환경 속에서 희망과 행복을 이야기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들고 싶다. 행복한 학창시절을 보내야 어른이 되어서도 스스로 행복한 길을 찾을 수 있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