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일(시인/제주세계자연유산해설사)
▲ 최창일(시인/제주세계자연유산해설사)

 

 봄을 맞이하여 지천이 꽃으로 널려있다. 꽃으로 물든 세상은 향기롭고 아름답다. 대지를 환하게 밝힌 충만한 기분은 상상만 해도 장밋빛처럼 미래가 열려 있는 환상에 들뜬 기분이 든다. 꽃이 아름다운 자태는 우리 가슴을 울리기도 하고 기쁨도 안겨 준다. 자연의 아름다움, 우주의 신비, 바다의 물보라 빛을 보며 사람들은 성품의 아름다워지며 미(美)의 향연을 즐기며 살아간다.
 하늘에는 별이 있고 땅에는 아름다운 꽃이 있으며 하늘과 땅 사이에 그 영광을 누리는 사람들이 있다. 사람들은 봄에 피는 꽃을 보며 자연의 신비를 느끼며 감성에서 우러나온 탄성을 표출한다. 이 탄성은 인간의 이성의 순수함에서 나온 소리이다. 그래서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노랫말이 나왔다고 짐작된다.
  IT산업이 극도로 발전된 오늘날 글로벌시대의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쩌면 하늘의 꽃인 별도 잊어버리고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사유(思惟)를 갖게 한다.
 이기주의와 개인주의가 팽배(膨湃)하여 SNS또는 스마트 폰이 우리 일상생활을 지배하여 올곧은 정서가 혼돈 속에 허우적거리는 것은 아닌지 반문(反問)하고 싶다. 밤하늘에 별과 지상에 꽃과 그리고 바다에 물보라를 하루에 한 번만이라도 쳐다보는 사람이 되어 보자.
 땅의 꽃과 하늘에 꽃 바다에 꽃은 우리의 마음에 고향이며 정신의 안식처다. 홀로 외로이 피어나 아름다운 빛을 발하는 들꽃의 자태를 보라. 솔로몬의 영광도 들에 핀 한 송이 백합화보다 못하다는 말이 떠오른다.
 천체물리학에 의하면 태양의 은하계에서 2만 7천 광 년의 대형 띠가 회전하면서 수백억의 별로 구성되어 개중에 태양계는 한 점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밝혀짐으로써 태양계는 천체(天體)에서 한 알의 꽃 씨앗이요 티 끝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별에 얽힌 전설가운데 직녀성에 관한 얘기가 떠오른다. 아이를 셋 날 때까지는 하늘로 오르는 옷을 주지 말라 했는데, 얘를 둘 낳았을 때 견우는 직녀에게 하늘로 오르는 옷을 주었기 때문에 직녀는 두 애를 데리고 하늘로 올라가 버렸다. 이 때문에 1년에 한 번 음력 7월 7일에만 만나게 되었다. 산신령의 말처럼 애를 셋만 낳았더라도 꽃이 꺾어지는 아픔이 이별은 없었을 텐데 아쉽다.
 각설하고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어느 누구도 꽃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어머니가 어린애를 품에 안고 젖을 먹일 때 모습이 제일 아름답다고 한다. 또한 어린애가 젖꼭지를 물고 어머니를 쳐다보는 모습이 나비나 벌이 꿀을 따는 것처럼 더 진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별빛처럼 초롱초롱한 눈망울, 세상에 이보다 귀한 꽃이 어디 있으랴싶다. 성년이 된 젊음은 어떤가? 생기발랄한 인생을 표출하는 활짝 핀 꽃인 것이다. 또한 오천만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는 군인과 경찰들, 소방대원들 모두가 나라를 짊어진 꽃이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들의 특색을 표현하는 아름다운 개성에 맞는 꽃을 피우는 것이 사람이다. 그리고 고운 말씨의 배려 속에 아름다운 꽃과 같은 심성이 있다. 일을 마치고 들어오는 가장들은 현관문을 열면서 마음의 창으로 어머니를 찾고 아내를 부르고 아이들을 찾는다.
 가정은 지상의 천국이라고 한다. 힘들고 어렵고 지친 육신을 보듬어줄 사람이 가족들이다. 화사하게 웃으며 반겨주는 장미꽃인 것이다. 음과 양의 조화를 이루어 무한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 하늘과 땅과 바다 그리고 사람이다.
 해와 달이 있음도 자연의 이치이므로 사람이라는 꽃이야말로 아름다움의 극치를 일컫는 꽃이라고 생각한다.

 

 

            시인, 최창일(제주 세계자연유산 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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