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한국금호동물병원 수의사)
▲ 김재호(한국금호동물병원 수의사)

치사율 20-30%에 이르는 일본뇌염을 옮기는 모기,누가 살인 모기라 하는가?
맹독을 보유한 독사에게 어느 누구도 살인 뱀이라 하지 않는다.
살인 진드기란 당췌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으며 야생 진드기라는 표현이 옳다.
작은 소참진드기 출현은 자연이 내는 건강한 소리일 뿐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오름 22개소를 비롯해 올래 길 목장 등 탐방객이 많은 48곳을 대상으로 야생 진드기 서식밀도를 조사한 결과 모든 곳에서 작은 소참진드기 채집 됐다고 밝혔다.
도는 이에 따라 작은 소참진드기 서식이 확인된 곳에 대해 살충제를 살포하고 통행로 입구에는 SFTS 예방 수칙을 담은 안내문을 게시했다.
들판에서 야생 진드기가 채집 되었다는 소리는 자연이 아직 건강하게 살아 있다는 증거이다.
그럼에도 어찌하여 야생진드기 출현이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는지 참으로 한심한 일이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목장, 올래길 등 사람들 출입이 잦은 탐방로에 살충제를 무차별적으로 살포하였다.
이로 인하여 자연을 지키고 지구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각종 유익 곤충과 지렁이 등 땅 미생물 씨를 말렸다.
인간들은 방역이라는 허울로 포장하여 자연에게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대죄를 저질렀다.
몸 안에 기생하는 기생충도 면역력을 높여 건강의 한 축을 담당 한다고 내부기생충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4월-5월은 도민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고사리 채취로 목장이나 들판을 찾는 시기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많은 이들이 야생 진드기 불안감으로 고사리 밭 출입이나 오름 등반을 삼가하고 있다.
3월에서 11월까지 목장을 드나들며 진드기와 함께 생활하는 축산 관계자들이나 진료 수의사들은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에 연연하지 않는다.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김홍빈 교수는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진 노약자가 아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작은 소참진드기에 물려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충분히 회복할 수 있어 아무런 염려가 없다고 말한다.
자연이 내는 소리가 무서워 불안에 떨어야 한다는 것은 ‘구더기 무서워 장 담그지 않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산이나 들판 올래길 출입을 삼가 하라고 제시하는 질병관리본부 예방대책은 웃기는 얘기다. 야생 진드기가 무서워 야외활동을 삼가 하거나 산과 숲 등 자연을 찾지 않는다면 그 사회는 결코 건강한 사회가 아니다.
약품 공해와 온갖 식품 첨가제로 병들어 가는 사람들의 육체와 정신 건강을 치유할 수 있는 공간은 자연밖에 없다.
산과 들에 지난 해와 같은 무차별적인 살충제 살포는 자제 하기를 간곡히 당부한다.
화학성분인 살충제가 저지르는 환경 오염이나 생태계 파괴 등 2차적 피해가 심히 걱정되기 때문이다.
몸 안에 존재하는 유익 세균이 사람 건강을 지키듯 산이나 숲 등 자연 건강은 유익 곤충과 새들이 지킨다.
목장 안에 용눈이 오름이 있어 더욱 친근감이 가는 구좌읍 상도리 마을 공동목장에는
3월부터 12월까지 100여 마리의 소를 방목 시켜 오름 탐방객들 눈을 호강시킨다.

소의 피를 빨아 배가 부른 진드기는 땅에 떨어져 땅속이나 돌 틈에 3000-8000개의 알을 낳는다. 수백 마리 백로 떼가 산란 준비를 하는 배 부른 진드기들을 맛나게 섭식하는 그림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이렇듯 자연은 서로 도우며 공생하며 살아가는데 어찌 하여 인간들은 미생물과 곤충 등 자연을 파괴 하며 지 잘난 체만 하고 있는가?
장내 미생물을 죽이는 항생제와 살균제, 진드기 등 유익 곤충을 죽이는 살충제 때문에 지구는 멸망 할지도 모른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