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매일 문정임 기자] 예비후보 단일화 논의가 수차례 실패로 끝나면서 맥없이 다자구도를 이어가던 교육감 선거에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1위를 차지한 양창식 예비후보가 전국 보수단체로부터 제주지역 보수단일 후보로 추대된 것을 놓고 지역사회 비난이 잇따르면서 오히려 역공을 받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또, 후보 등록을 하루 앞두고 6명의 예비후보 중 지지도가 가장 낮은 김희열 예비후보가 자신의 표심과 정책을 누구에게 넘길 지에도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양창식 예비후보 캠프는 14일 오전 10시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예정돼 있던 기자회견을 돌연 취소했다.

양 예비후보는 지난 12일 '대한민국올바른교육감추대전국회의'와 '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 등으로부터 제주지역 보수단일후보로 추대됐고, 이어 추대전국회의 관계자 등이 14일 제주를 찾아 공식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번 추대가 여론조사나 정책토론회 등 납득할만한 과정 없이 갑작스레 발표된 것을 놓고 타 후보들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상황은 오히려 양창식 예비후보에게 ‘독’이 되는 모양새다.

이를 놓칠세라 강경찬·김희열·윤두호 예비후보는 13일 일제히 성명을 내고 "근거와 원칙이 없는 추대"라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특히 제주지역과 무관한 단체가 뚜렷하지 않은 기준으로 제주도교육감 선거에 '관여'한 점을 놓고, 일부 제주지역 보수단체 관계자들도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양창식 예비후보가 교사 출신이 아니라는 점에서 외부로부터의 이번 단일후보 추대가 내부 교육계 인사들의 반감을 살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분석도 나오고 있다.

캠프 측도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캠프 관계자는 "따로 투표는 없었던 걸로 알고 기존의 여론조사 결과를 본 것 같다"며 "하루 전날 연락을 받아 (서울 기자회견)갔는데 이런 상황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본 후보 등록(15·16일)을 하루 앞두고, 지지도가 낮아 불출마가 예상되는 김희열 예비후보의 지지율을 누가 가져갈 것 인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의 여론조사에서 상위권 후보들은 계속 오차범위내 경합을 보여 왔다. 때문에 5% 미만의 낮은 지지율일지라도 특정 후보에게 그대로 전해지기만 한다면 무시할 수 없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관건은 정책공조. 특히 현행 고입제도 개선을 핵심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김 예비후보의 정책방향에 동의하고 기꺼이 개선 의지를 내보이는 후보가 그의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현재 김 예비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의 예비후보 가운데 고입제도 손질에 유일하게 의견을 같이하는 이석문 예비후보는 전교조 전 제주지부장 출신으로, 김 예비후보의 셈법에 당초 포함되지 않은 인물이다.

때문에 이번 교육감 선거의 '다크호스'로 부상한 김희열 예비후보는 본 후보 등록이 끝나기 전까지 타 후보와의 협상의 문을 계속 열어둔 상태에서 정책 수용의사를 보이는 후보를 결정해 조만간 지지 발표를 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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