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제주지역사회교육협의회 부회장)
▲ 김영환(제주지역사회교육협의회 부회장)
  일전에 회사 인턴직원 선발을 하는 면접시험에 부모님이 따라온 지원자가 있었다. 부모님 열성이 대단하시다 생각하였는데, 면접을 치루면서 따라오신 이유를 알게 되었다. 좋은 대학을 졸업했지만 간단한 질문에도 내가 속이 탈 정도로 의사표현을 하지 못 했다. 요즘 아이들은 교육비를 아끼지 않는 부모가 있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자라 지식 면에서는 웬만하면 다 똑똑하다. 과학고, 외고 등 특목고 합격은 초등학생이 중고생 수준을 공부하는 선행학습에 좌우되고 그런 학부모의 극성은 제도를 아무리 바꿔도 무용지물이다. 이제 공기업을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대입수능이 인재를 결코 구분해 줄 수 없음을 알기에 응시자의 출신학교를 기술하지 못하게 하거나 평가하지 않는다.
  경영의 구루 피터드러커는 변호사, 의사, 회계사, 엔지니어 등과 같은 전문직 종사자들을  ‘지식근로자’라고 칭하였다. 부모의 대부분이 자녀가 ‘육체근로자’가 되기보다는 그러한 ‘지식근로자’가 되기를 바란다. ‘지식근로자’는 대입수능 등 많은 시험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육체적 노동보다는 지식을 더 가치 있게 평가하고 중요시해 왔으며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나라가 좌뇌형 ‘지식근로자’를 양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인간의 뇌에 관한 연구결과에서 좌뇌는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언어를 담당하고 우뇌는 전체적인 맥락과 감정 등 비언어적 표현을 해석한다고 한다. 그런 뇌의 특성으로 좌뇌가 발달한 사람인 학자와 정치가, 의사, 변호사 역할은 중시 되었고 우뇌가 발달한 사람인 예술가들은 대체적으로 춥고 배고팠다.
  그러나,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는 이제 창의성과 감성적 공감 능력이 뛰어난 우뇌형 인재들이 부상하는 시대로 진입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변화의 이유로 ‘풍요’, ‘아시아’, ‘자동화’ 등 3가지 요인이 들어 설명한다. 거침없이 늘어난 물질적 ‘풍요’는 그 동안 소홀히 했던 생활의 질을 중시, 우뇌적 가치를 필요로 하는 감성적인 만족과 의미를 찾고자 한다는 것이다. 지식노동 또한 훨씬 비용이 저렴한 ‘아시아’ 지식근로자에 의해 대체되고, 컴퓨터와 인터넷 등 과학기술 발달을 말하는 ‘자동화’는 화이트칼라인 의사와 변호사조차도 위협한다는 것이다. 이미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선진국의 ‘육체노동자’를 대체하여 왔지만, 지금은 다국적기업에 의해 ‘지식근로자’를 대체해 가고 있는 셈이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의 기준으로 여기는 부와 명예의 관점으로 향후에도 ‘지식노동자’에 계속 머물러 있을 수 있을까? 결코 아니다. ‘지식노동자’는 ‘아시아’와 ‘자동화’로 대체가 가속화되어 그 가치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
  하버드 대학의 낙제생의 절대다수가 한국학생이라고 한다. 초등학교 예체능이 학원가에서 사라지고 있고 세상은 바뀌는 데 왜 우리 부모들은 영어와 수학에 집중하고 있다. 온 나라가 논리력, 언어 등 좌뇌적 사고를 평가하는 시험에 매달리며 ‘지식노동자’가 되기를 바란다. 정말 우리 아이들을 세계에서 가장 불행한 아이들로 만들어가면서까지 ‘지식노동자’가 되기를 추구할 가치가 있는가? KPOP, 방송드라마, 영화에서까지 불고 있는 한류 열풍을 보자. 음주가무를 즐기고, 예술적 감각과 표현력이 가장 풍부한 언어를 가진 우리민족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언제까지 아이들에게 영어 수학만을 강조할 것인가? 제발 우리 아이들에게 스케치북과 플릇과 축구공을 돌려주자. 창의적이고 감성이 풍부한 우뇌형 인재가 우리를 진정한 선진국으로 이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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