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 가까운 시간 방송편성으로 유권자 ‘외면’ 및 후보자 ‘피로’

[제주매일 고재일 기자] 두 차례에 걸쳐 이뤄진 선관위 주최의 법정 TV 토론회가 지나치게 늦은 시간에 이뤄지면서 유권자들의 외면을 받는 것은 물론, 후보자들에게 지나친 피로감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30일 제주도선거방송토론위원회(위원장 허명욱)에 따르면 공직선거법에 근거한 후보 및 정당 TV토론회가 지난 23일부터 모두 6차례(도지사 후보 3회, 교육감 후보 1회, 비례대표 2회)의 일정으로 치러지고 있다. TV토론회는 후보자들의 공약 등 정확한 정보를 유권자들에게 전달하고 후보들을 한 자리에 모아 비교분석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는 만큼 미디어 선거의 ‘꽃’으로 비유되기도 한다.

하지만 TV토론회의 방송시간이 자정이 가까운 늦은 시간으로 정해지면서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27일과 29일 진행된 두 차례의 도지사 후보 TV토론회는 오후 11시 10분부터 다음 날 0시 40분까지 방송이 편성됐으며, 26일의 교육감 후보 토론회와 23일 비례대표후보 토론회도 또한 비슷한 시간대에 편성이 이뤄졌다.

방송편성의 거의 마지막 부분에 몰리면서 상당수 유권자들이 시청의 기회가 제한된 셈이나 마찬가지다. 직장인 이모(37, 제주시)는 “TV토론회를 보면서 후보들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봐야겠다는 생각은 해오고 있지만 방송시간이 너무 늦어 거의 포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현행 공직선거법이 대통령 후보 토론회만 시간(오후 8시~11시 사이)을 정했기 때문에 지방선거 후보자들은 방송사가 정하는 시간에 토론회를 열 수밖에 없다”며 “방송사들의 프라임타임에는 뉴스나 드라마가 중심을 이루는 현실 때문에 지방선거 토론회는 사실상 오후 11시 이후 밖에 안 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