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선관위가 미숙한 개표장 관리로 빈축을 사고 있는 가운데 5일 새벽 개표가 진행되는 동안 일부 개표원들이 잠을 청하고 있다. <박민호 기자>
[제주매일 박민호 기자]제주도선관위가 미숙한 개표장 운영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올해 첫 도입된 사전투표제가 개표시간 연장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일부 장비의 고장과 부족한 개표사무원 숫자도 개표시간 여장에 한 몫 했다는 지적이다.

4일 제주시한라체육관에서 진행된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는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졌다.

이날 오후 6시 20분 개표개시 선언 이후 일사분란하게 개표가 진행됐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제주도선관위는 “천천히 개표 하세요”라는 안내 방송을 내보내기 시작한다. 이 방송은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이어졌고 초반 개표 속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개표선언 후 약 2시간이 지난 오후 8시 30분. 투표분류기 한 대가 고장으로 멈춰서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장비는 이후 투표가 마무리 될 때까지 분류작업에 투입되지 못해 개표에 큰 차질을 빚었다. 

올해 처음 도입된 사전투표제는 투표시간 연장의 주범으로 지목됐다.

투표사무원들은 투표용지가 담긴 봉투를 자르고 5가지 종류의 투표용지를 분류하면서 평소 보다 두 배 이상의 시간을 투입하게 된 것이다.

처음 하는 작업에서 일부 투표용지가 서로 섞이면서 이를 찾는 데 다시 시간을 허비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등

여기에 부족한 개표사무원 숫자도 개표작업을 더디게 하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올해 처음 도입된 사전투표 개표 등에 따른 인력 보강 등은 충분히 예측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제주도선관위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인력만 현장에 투입, 개표가 늦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개표에 참여한 개표사무원은 350명 수준. 2010년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 345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개표시간이 예년보다 늦어지면서 현장에서 졸음을 참지 못한 개표사무원들이 잠을 자는 모습이 심심치 않게 목격되기도 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제주도선관위는 느긋한 입장이다. 제주도선관위 관계자는 “올해 개표는 신속성 보다는 정확성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예년에도 새벽 4~5시경까지 진행됐다. 올해는 그보다 조금 늦어지는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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