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진보교육감의 탄생, 어떤 변화 바람 불어오나] 1. 프롤로그

사진 왼쪽부터 오른쪽 방향으로 서울 조희연, 인천 이청연, 경기도 이재정, 부산 김석준, 광주 장휘국, 강원도 민병희, 충북 김병우, 충남 김지철, 전북 김승환, 전남 장만채, 경남 박종훈, 제주 이석문, 세종 최교진 교육감 당선인. 이번 선거에서는 17개 시도 가운데 13곳에서 진보성향 교육감이 탄생했다.

전국 17개 시도 중 13곳에서 진보교육감이 당선됐다. 2010년 16개 시도 중 6곳에서 진보성향의 교육감이 피선된 것과는 판세가 다른 이야기다. 현직 교육감의 프리미엄이 승리에 일부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강원도·전북·전남·광주를 제외하더라도 서울·인천·경기·부산·경남·세종·제주에서의 결과는 근본적인 교육정책의 변화를 갈망하는 국민들의 바람이 아니고는 설명할 길이 없다. 앞으로 대한민국 교육계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본 지는 이석문 당선인의 다섯가지 핵심공약에 담긴 구상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제주매일 문정임 기자] 첫 진보교육감을 탄생시킨 제주를 포함해 서울·경기·인천·부산 등 특히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진보 교육감들이 당선된 것은, 단순히 진보성향의 교육감이 늘어난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일반적으로 '적극적으로 변화를 추진하는 성향'을 진보라고 한다면, 이번 선거의 결과는 기존 교육시스템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음을 인지하고 기저에서부터의 변화를 요구하는 전 국민적 바람이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경쟁 위주의 교육 정책보단, 공교육을 강화해 교육격차를 해소하고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는 정책을 지지한 결과라고 해석할 수 있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3개 지역에서 진보 교육감이 당선되면서 앞으로 전국 다수 시도의 교육정책은 공교육 강화와 안전·건강중시, 차별 감소 정책으로 흘러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전국 13개지역 진보 교육감들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5대 핵심공약에는 ▲먹거리·재난·사고·폭력으로부터의 안전 ▲교육비 감소와 공교육 질적 수준 강화 정책을 통한 균등한 교육기회 제공 ▲비정규직 처우 개선 등의 조항이 공통적으로 담겨있다.

구체적으로는 이러한 정책기조를 추진하기 위한 세부 방안으로 ▲자율형 사립고 폐지 ▲학생안전 조례 제정 및 관련 부서 신설 ▲무농약·무방사능·무GMO 없는 친환경 급식 확대 ▲공립유치원 확충 ▲학급당 학생수 감축, 협력교사제 도입 등을 통해 수업복지를 실현하는 혁신학교의 확대 등이 있다.

이외 ▲역사를 바로 세울 민주시민교육 강화 ▲비정규직 고용안정화 실현 ▲초등학교 학습준비물 비용 제로 및 단계적 고등학교 수업료 면제 ▲낡고 획일적인 일제식 학교 평가 및 학생시험제도 개선 등도 더불어 제시하고 있다.

이석문 제주교육감 당선인의 공약도 이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 당선인은 5대 공약으로 ▲과도한 경쟁을 야기하는 고입제도 개선 ▲읍면 작은학교를 시작으로 국제학교 시스템을 도입한 제주형혁신학교 추진 ▲친환경 무상급식 및 무상의무교육 실현 ▲학교폭력과 불안전한 먹거리, 찜통·냉동교실이 없는 행복한 학교환경조성 ▲교원 업무경감 및 전문성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선거가 끝나고 지난 7일, 전국 진보성향의 교육감 당선인과 실무진들이 대전시의 한 호텔에서 비공개 긴급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향후 '따로 또 같이' 추진할 교육개혁과 관련, 현행 주입식 교육방식을 해소하고 선진국 공교육 모델을 도입하는 데 함께 노력하며 특히 추진과정에서 경청과 소통의 자세를 유지, 개혁에 따른 반작용을 최소화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