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원희룡, 선의 가장한 폭력 일삼고 있어”
신 후보 측 ‘준비위원장’ 수락 기정사실화

[제주매일 고재일 기자] 원희룡 제주도지사 당선인이 경쟁상대였던 신구범 전 새정치민주연합 제주도지사 후보를 ‘새도정준비위원회’ 인수위원장으로 내정하려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 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제주도당이 원 당선인에게 ‘선의를 가장한 폭력’이라며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는 가운데, 당 내부 ‘내홍(內訌)’ 분위기까지 감지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제주도당은 9일 보도자료를 통해 “원희룡 당선자의 인수위 참여 제안 행보는 오히려 협치 정신을 깨는 오만하고 무리한 행보”라며 “당장 중단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 산적한 현안해결을 위해 해법을 찾는 데 집중하는 노력을 보이는게 우선”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원 당선인의 제안은 진영논리를 넘어 협치를 통한 통합의 도정 구현이라는 명분을 앞세우고 있으나, 지방정치의 파트너이자 생각과 입장이 다른 정치세력의 존재를 인정치 않으려는 매우 오만한 발상으로 협치의 정신을 깨는 중대한 행위로 규정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당 정치의 파트너십을 인정해야 함에도 마치 ‘진영 논리’인냥 왜곡하며 기본적인 도의와 절차를 생략한 채 ‘사람 빼가기’와 같은 일방적인 행보는 협치 정신을 왜곡하는 것은 물론 지역사회 공동체 질서를 흔드는 폭력으로 밖에 비쳐지지 않을 것”이라고 원 당선인을 겨냥했다.

도당은 “제주의 발전과 도민의 이익을 위해 원 도정에 대해 협력할 것은 협력한다는 입장과 동시에 도정에 대한 감시와 견제의 기능도 정당의 역할”임을 역설하며 “제1야당의 단체장 후보였던 당사자에게 당선자 지명직인 인수위원장직을 제안한 자체는 상대 당과 후보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와 존중에도 어긋난 것”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도당은 앞서 8일 저녁 긴급 집행위원회를 열고 당의 입장을 최종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후보측 관계자는 “한마디로 표현하면 당의 움직임에는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며 “9일 오후 긴급 집행위 자리는 동의를 구하려는 것이 아니라 신 전 후보의 입장을 설명하기 위한 자리”라고 말했다. 신 전 후보의 ‘도정준비위’ 참여를 기정 사실화 한 셈이다.

이어 “신 후보는 제주도민과 제주도의 발전을 고민하다 진영과 당의 논리를 떠나 어려운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제안 초기에도 상황을 충분히 설명했던 만큼 도당이 주장하는 것처럼 ‘야합’은 단연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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