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진보교육감의 탄생, 어떤 변화 바람 불어오나] 3. 제주형혁신학교 추진
읍면 초교 먼저···이후 산남서 산북, 읍면서 동지역으로 확대

[제주매일 문정임 기자] 이석문 교육감 당선인은 읍면 소규모학교의 통폐합 문제, 산남과 산북간 교육 격차, 공교육 질 저하 등의 문제를 '제주형 혁신학교'로 해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제주형 혁신학교'는 국제학교식 교육과정을 도입한 학교다. 기존의 주입식 교육 대신 토론과 독서, 일정한 체육활동 시간을 보장하고 소그룹 공동학습 활동과 협력수업을 진행한다. 또, 이를 위해 다양한 평가방식이 도입된다.

제주지역에는 앞서 지난 2007년부터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을 50%까지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제주형 자율학교'가 운영되고 있다(2014년 기준 51개교). 창의적인 교육과정으로 교육선진국들과 어깨를 겨룰만한 특별한 학교를 제주특별자치도에 만들자는 취지로 도입했지만 도교육청이 재정지원을 4년까지로 제한하고, 제주형자율학교의 본 취지를 제대로 반영한 교육과정을 사실상 개발하지 못하면서 '제주형 자율학교'는 근본적인 취지를 살리지 못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입시가 당면과제인 학교 현장에서는 '제주형 자율학교'라는 이름아래 영어나 수학 시간을 늘려 수준별 이동수업을 시행하는 등의 사실상 학력향상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반면 '제주형 혁신학교'는 기존의 '제주형 자율학교'보다 더 파격적인 교육방식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석문 당선인은 "제주에는 가장 경쟁적인 교육제도인 고입제도와 가장 선진적인 교육제도인 국제학교가 동시에 공존하고 있는" 데에서 제주형 혁신학교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 당선인은 우선, 읍면지역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아이들의 능력과 끼를 다양하게 키울 수 있는 국제학교 교육시스템을 적극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이 곳을 중심으로 수업방식과 평가방식의 변화를 꾀하고 학생들의 반응과 진행상황을 살펴 점차 산남지역에서 산북지역으로, 읍면지역에서 동지역으로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일부의 우려에 대해서는 교육감이 직접 나서 학부모들을 설득한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작은 마을의 경우, 초등학교의 선진 수업과정을 같은 마을 중학교에도 연속 적용함으로써 마을 자체를 '혁신지구'로 지정, 선진 교육지로 알려나가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제주형 혁신학교'의 정착을 위한 교무 현장의 대책도 마련했다. 이 당선인은 혁신학교가 교장과 교사들의 교육철학에 크게 좌우되는 만큼, 교원·교장 공동 초빙제를 실시하고, 수업준비로 바쁠 교사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교무행정 전담인력을 배치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이 당선인은 올 하반기 '제주공교육활성화를 위한 TF팀'을 구성하고 내년부터 읍면지역 초교를 중심으로 국제학교 시스템을 시범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2016년부터 혁신학교 수를 점차 늘리고, 2017년에는 교사 행정업무 제로화를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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