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 “신 전 지사, 위원장 합류는 분열의 시작”
元·愼 “공론화 논의 과정에서 표출된 다른 의견일 뿐”

▲ 원희룡 제주도지사 당선인(오른쪽)과 6.4지방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제주도지사 후보로 나서 원희룡 당선인과 경쟁했던 신구범 전 제주도지사가 10일 원 당선인의 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제주매일 이정민 기자] ‘협치’(協治)를 표방하는 원희룡 제주도지사 당선인의 도정 인수위원회(새도정준비위원회)가 구성 단계부터 지역 사회의 분란을 일으키고 있다.

원희룡 당선인은 10일 자신의 사무소(옛 KBS제주방송총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도정준비위원회 위원장에 신구범 전 제주도지사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신구범 전 지사는 지난 6·4지방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제주도지사 후보로 나서 원희룡 당선인(새누리당)과 경쟁을 벌였다.

원 당선인은 “도민대통합과 새로운 정치를 갈망하는 제주도민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신 전 지사가 최적의 대안이라고 판단, 준비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 함께한 신 전 지사는 “통 큰 결단이고 새로운 도정의 변화를 위한 적절한 판단”이라며 “제주도민을 위해 참 바람직 한 일”이라고 수락 이유를 설명했다.

신 전 지사는 특히 지난 9일 새정치민주연합 제주도당 집행위원회 개최 결과에 대해서도 “(도당을 떠나라고 하는 얘기는) 집행위원회 과정의 일부”라며 “김재윤 도당 위원장과 전화통화를 했고 집행위원회에서는 당원으로서 당을 위한 가교 역할을 잘 해줬으면 하는 게 결론”이라고 이야기 했다.

원 당선인과 신 전 지사는 이와 함께 외부로 표출되는 갈등에 대해서도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지금의 반대는)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라고 일축했다.

신 전 지사가 속한 새정치민주연합 제주도당(공동위원장 김재윤·오수용)은 그러나 원 당선인의 인수위원회(새도정준비위원회) 출범은 분열의 시작이라고 규정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성명을 통해 “원 당선인이 협치를 원한다면 적절한 시기에 공개·공식적으로 제주도당에 협력을 요청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선대위 해단식조차 치르지 않은 상황에서 상대당 도지사 후보에게 은밀히 인수위원장 자리를 제안했다”고 비난했다.

또 “원 당선인의 이 같은 행보가 ‘야당 말살’의 얕은 꼼수이자 또 다른 갈등·분열”이라며 지방정치를 극렬한 여·야 대결로 몰아간데 대한 사과와 신 전 지사에게 특정한 자리를 내략했는 지 등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원 당선인이 신 전 지사에게 새도정준비위원장을 제의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지난 8일부터 줄기차게 비난 성명을 내놓고 있고 원 당선인과 신 전 지사 측은 “의견을 수렴하고 공론화 논의 과정에서 표출되는 다른 의견일 뿐”이라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어서 원 당선인의 ‘협치’가 시작부터 갈등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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