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축구 K리그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가 2014 브라질 월드컵에 자국 대표로 선발 출전,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실점을 막았다.주인공은 K리그 클래식 전북 현대에서 뛰는 호주 대표팀 수비수 알렉스 윌킨슨(30).윌킨슨은 14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쿠이아바의 판타나우 경기장에서 열린 B조 조별리그 1차전 칠레와의 경기에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다.한국 대표팀에 발탁된 K리거 필드플레이어인 김신욱(26), 이용(28·이상 울산 현대), 이근호(29·상주 상무) 중 이용 정도만 베스트 11로 주로 기용되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브라질 월드컵에 둘밖에 없는 K리그 출신 선발 중 한 명인 셈이다.객관적 전력에서 한 수 위로 평가되는 칠레를 맞은 호주는 초반 알렉시스 산체스(바르셀로나)와 호르헤 발디비아(파우메이라스)한테서 연속골을 얻어맞으며 끌려갔다.하지만 '사커루'의 대들보라 할 베테랑 팀 케이힐(뉴욕 레드불스)이 만회골을 터뜨리며 경기를 1-2로 만들었다.동점골을 노리던 호주의 파상공세가 이어지던 후반 16분, 호주는 칠레의 역습으로 위기를 맞았다.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사선으로 절묘하게 이어진 패스를 받은 에두아르도 바르가스(발렌시아)가 골키퍼를 제치면서 텅 빈 골대로 슛을 한 것.14일(한국시간) 브라질 쿠이아바의 판타나우 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B조 조별리그 1차전 호주와 칠레의 경기에서 호주 알렉스 윌킨슨(22번)이 칠레 에두아르도 바르가스의 슛을 걷어내고 있다. (AP=연합뉴스)공은 주인 없는 골대로 데굴데굴 흘러가고 있었고, 이대로 점수가 벌어지려던 찰나 골대 가까이에 있던 윌킨슨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달려가 넘어지면서 극적으로 공을 걷어냈다.이번 대회에 적용된 최첨단 골라인 판독 기술인 '골컨트롤 4-D'로 재확인한 결과 골인 직전의 공을 아슬아슬하게 걷어낸 것으로 나와 경기는 그대로 진행됐다.2001년 호주 17세 이하(U-17) 대표로 발탁된 윌킨슨은 이듬해 호주 프로축구 리그에 데뷔했고 중국 리그를 거쳐 2012년 전북 유니폼을 입었다.올 시즌에도 전반기 12경기 중 11경기에 출전해 전북의 뒷문을 지켰다.전북 관계자는 "윌킨슨은 평소 매우 성실하고 다른 선수들과 잘 어울렸다"며 "청소년 대표 이후 호주 성인 대표팀에는 가지 못하다가 전북에 와서부터 성장을 거듭해 월드컵까지 나가게 된 것이니 K리그가 키운 선수"라고 자랑스러워 했다.호주는 윌킨슨의 투지를 바탕으로 분전했지만 칠레의 벽을 넘지 못하고 종료 직전 추가 골을 내주며 결국 1-3으로 패했다.호주는 그러나 자칫 일찌감치 무너질 뻔한 경기를 끝까지 팽팽하게 몰고 가며 절대 호락호락한 팀이 아님을 증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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