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이아바·서울=연합뉴스) 장재은 최인영 기자 = 한국 축구 대표팀의 공격수 손흥민(22·레버쿠젠)의 얼굴에는 긴장, 설렘, 만족, 아쉬움 등 만감이 교차했다.

손흥민은 18일(한국시간) 브라질 쿠이아바의 판타나우 경기장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 H조 1차전이 끝난 뒤 경기 최우수선수(MOM; Man of the Match)로 뽑혀 기자회견에 나왔다.

그는 "오늘 경기에서 뭔가를 진짜 보여주고 싶었다"며 "전반적으로 경기에 만족하지만 아쉬움도 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전반에 두 차례 좋은 슈팅 기회를 골로 연결하지 못한 점을 아쉬움으로 꼽았다.

페널티 아크 근처에서 날린 두 번째 슈팅은 허공으로 높이 치솟아 손흥민 자신도 경기 중에 허탈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손흥민은 "내가 좋아하는 코스로 동료가 좋은 득점 기회를 만들어줬는데 어처구니없는 슈팅을 해서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두 번째 슈팅은 볼이 앞에서 살짝 떠올랐다"며 "사실 발에 힘이 많이 들어간 탓도 있는데 그 때문에 1-1로 비긴 게 아닌가 싶어 아쉽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러시아에 동점골을 허용한 지 5분 만인 후반 34분 러시아 골대 안쪽을 위협하는 슈팅을 날린 뒤, 후반 39분 김보경(카디프시티)과 교체됐다.

자신의 플레이에 아쉬움을 나타낸 손흥민은 이날 전체 경기에는 만족감을 나타냈다.

손흥민은 "우리가 전반 초반에 좋은 경기를 했다"며 "조직적인 러시아를 맞아 기회를 잘 만들었고 훈련한 것도 잘 맞아떨어져 기뻤다"고 말했다.

그는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 평가전에서 우리가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는데 응원한 팬들에게 오늘 조금은 보답한 것 같다"며 "남은 경기에서는 죽기 아니면 살기로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러시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은 손흥민에게 월드컵 본선 데뷔전이었다.

그는 최고의 무대를 밟는다는 들뜬 기분을 제어하느라 내심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손흥민은 "월드컵은 경기 하나하나가 정말 소중하다"며 "홍명보 감독님이 나를 선발 출전자 명단에 넣었을 때 벅찬 감동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긴장, 설렘을 억누르고 경기장 안에서 나의 모든 것을 보여주려고 무척 애를 썼다"고 경기를 되돌아봤다.

22세로 홍명보호의 막내인 손흥민은 이날 러시아전에 출전한 양국 선수 중 가장 나이가 어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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