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파울루=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2차전 징크스를 깨라'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 2차전 징크스' 극복에 도전한다.

18일(한국시간)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러시아와의 경기에서 1-1로 비긴 한국은 23일 알제리와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하지만 한국은 역대 월드컵 본선 2차전에서 이긴 적이 없어 이번에 그 징크스를 깨고 16강 진출의 발판을 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이 지금까지 월드컵 본선 2차전에서 거둔 성적은 4무4패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에서도 한국은 1차전에서 그리스를 2-0으로 물리쳤으나 2차전에 아르헨티나를 만나 1-4로 졌다.

무엇보다 한국은 월드컵 2차전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은 적이 별로 없다.

'4강 신화'를 일궈낸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도 한국은 미국을 상대로 2연승에 도전했으나 1-1로 비겼고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는 한국 축구 사상 월드컵 본선 '첫 승 상대'로 점찍었던 볼리비아를 맞아 0-0 무승부에 그쳤다.

참패의 기억도 조별리그 2차전에 잦았다. 4년 전 남아공에서 그랬고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네덜란드에 0-5로 무너졌다.

첫 월드컵이었던 1954년 스위스 대회 2차전에서도 터키에 0-7로 크게 졌고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때는 스페인의 미첼에게 해트트릭을 얻어맞고 1-3으로 무릎을 꿇었다.

선전했던 2차전으로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불가리아와 1-1로 비긴 것과 2006년 독일 대회 때 프랑스와 역시 1-1로 비긴 사례를 들 수 있다.

1986년 대회 때는 김종부의 득점으로 무승부를 기록하며 월드컵 사상 첫 승점을 따내는 기쁨을 누렸고 2006년 독일 대회에서는 강호 프랑스를 상대로 박지성이 동점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두 대회에서 모두 16강에 오르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2차전에 유독 약한 이유는 사실 딱히 없다. 아르헨티나, 네덜란드, 스페인 등 강팀들을 만났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대개 2차전에서 지면 탈락이 확정되거나 혹은 이겨야 16강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었던 적이 많았기 때문에 심리적인 부담감이 다른 경기에 비해 컸다고 풀이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우리 대표팀은 최근 아프리카 팀과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 연달아 패해 이번에 같은 아프리카 팀인 알제리를 상대로 연패 사슬을 끊을지도 주목된다.

한국은 지난달 말 서울에서 튀니지에 0-1로 졌고 10일에는 미국 마이애미에서 가나를 상대해 0-4로 대패했다.

하지만 월드컵 본선에서는 아프리카 팀을 상대로 1승1무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한국은 2006년 독일에서 토고를 2-1로 꺾었고 2010년 남아공에서는 나이지리아와 2-2로 비겼다.

알제리는 아프리카연맹 소속이지만 대부분의 선수가 프랑스 출신으로 오히려 유럽식 축구를 구사한다는 평을 듣고 있어 이번 경기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