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파울루=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제공권 장악으로 알제리 수비벽 뚫어라!'

한국 축구 대표팀의 브라질 월드컵 2차전 상대 알제리가 18일(한국시간)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에서 열린 벨기에와의 1차전에서 제공권 싸움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

알제리는 이날 1-0으로 앞서던 후반 25분에 벨기에의 키 194㎝ 장신 미드필더 마루안 펠라이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헤딩 동점골을 내줬다.

결국 이 한 방에 상승세가 꺾인 알제리는 이후 10분 만에 다시 한 골을 허용하며 1-2로 역전패했다.

경기가 끝난 뒤 바히드 할릴호지치 알제리 감독은 "펠라이니는 유럽에서도 가장 뛰어난 헤딩 능력을 가진 선수"라며 "그가 교체 투입되면서 후반 경기 양상이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또 "펠라이니가 공중에서 압도하는 사이에 우리 선수들은 적절한 해답을 찾지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실 알제리 수비수들이 키가 작은 편이라고 볼 수는 없다.

수비진의 핵심인 주장 마지드 부게라(레퀴야)의 키가 190㎝나 되고 다른 수비수들도 대부분 185㎝ 안팎이다.

하지만 1차전 경기에서 펠라이니는 득점 상황 외에도 위협적인 장면을 몇 차례 연출하는 등 큰 키를 바탕으로 한 무력시위를 심심치 않게 펼쳤다.

따라서 홍명보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서도 키 196㎝의 장신 공격수인 김신욱(울산 현대)을 후반 교체 카드로 활용할 만하다.

또 알제리는 1차전에서 체력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후반에 워낙 수비 중심의 경기 운영을 한 탓도 있겠지만 후반 내내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고 결국 후반 25분 이후로 두 골을 허용했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선수들이 후반에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고 진단하며 "몇몇 선수들은 다리에 쥐가 난다며 교체를 요청하기도 했다"고 아쉬워했다.

물론 우리나라 선수들도 러시아와의 경기에서 다리에 쥐가 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노출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1차전 패배로 마음이 급한 알제리 선수들의 체력을 전반에 어느 정도 소모시켜놓고 나서 후반에 승부를 거는 전략도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셈이다.

최근 한국은 튀니지, 가나 등 아프리카 팀들과의 평가전에서 0-1, 0-4로 연패했다. 월드컵 본선에서 다시 만난 아프리카 팀인 알제리를 상대로 홍명보호가 어떤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팬들의 기대가 점점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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