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의 '중원 사령관' 기성용(25·스완지시티)은 알제리전을 마친 뒤 "정신적으로 충격이 크다"며 허망한 표정을 지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3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포르투알레그리의 베이라히우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알제리에 2-4로 완패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기성용은 "정신적으로 충격이 크다. 전반전에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나왔다"며 쉽게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나도 이런 결과를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다"며 황망해했다.

알제리는 예상을 깨고 전반 초반부터 한국 진영을 거세게 밀어붙였다. 한국은 결국 전반전에만 3골을 내줬다.

'상대가 계속 밀고 들어오니 당황했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기성용은 "저희들이 여러가지 부분에 대해 준비와 노력을 많이 했다"고 애써 강변하면서도 "초반 대응이 부족했다. 특히 실점 장면에서는 집중력이 아쉬웠다"며 고개를 떨궜다.

한 외신 기자가 패인을 묻자 그는 "도전하려고 했는데 잘 안됐다"면서 "월드컵은 아시아 레벨의 팀이 도전하기에 어려운 무대였다. 경험을 더 쌓아야겠다"는 대답을 했다.

아직 실낱같은 희망은 남아있다. 조 최강으로 꼽히는 벨기에와의 3차전에서 승리하면 '경우의 수'를 따져 16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다.

기성용은 "이제 벨기에전에서 비기거나 지면 16강에 갈 기회는 오지 않는다"면서 "무조건 이기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다만 마이크를 입 앞에 가져가도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작은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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