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나라의 베이스캠프 분위기는 너무나 판이했다.

27일(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열리는 브라질 월드컵 축구대회 조별리그 H조 최종전에서 맞붙는 한국과 벨기에의 훈련장 분위기가 말 그대로 '하늘과 땅' 차이다.

포스 두 이구아수에 있는 한국 훈련 캠프의 출입문은 굳게 걸어 잠기기 일쑤다.

벨기에와의 경기를 이틀 앞둔 25일에도 홍명보호는 전면 비공개 훈련을 했다. 훈련 초반 15분도 언론 등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이날뿐 아니라 베이스캠프에서 열리는 훈련을 거의 비공개로 하고 있다.

알제리와의 2차전이 열린 23일 이전까지 열 차례 훈련을 진행했는데 이 가운데 언론에 공개한 것은 사흘뿐이었다.

세 번 중 한 번은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따라 의무적으로 하게 돼 있던 것인 만큼 대표팀이 스스로 훈련장 문을 열어준 것은 두 번밖에 없었던 셈이다.

이에 비해 벨기에 캠프가 차려진 상파울루 인근 도시 모지다스크루지스 훈련장은 항상 활짝 열려 있다.

벨기에는 브라질에서 훈련하면서 전면 비공개 훈련은 시행한 적이 없고 15분만 공개하는 훈련도 사실상 없었다.

경기 전날 열리는 공식 훈련은 FIFA 규정상 15분만 공개하게 돼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지 벨기에가 스스로 비공개를 원한 적은 없었던 것이다.

이미 2승으로 16강 진출이 확정된 벨기에와 1무1패로 사실상 16강 진출이 어려워진 한국이기 때문에 훈련 분위기도 딴판이다.

한국은 25일 훈련에서 술래잡기하며 분위기를 띄웠다고 하지만 알제리전 참패 후 이틀밖에 지나지 않아 술래잡기하고 있을 기분이 아니었을 터다.

워낙 팀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어 이를 끌어올리기 위한 고육책으로 보는 편이 옳다.

게다가 한국은 월드컵 개막에 앞서 열린 튀니지,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선수 등번호를 바꾸는 등 전력 노출을 최소화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반면 같은 날 치러진 벨기에 훈련은 1시간20분 내내 취재진에 공개됐고 훈련장에서는 선수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본격적인 훈련에 앞서 자전거를 타며 가볍게 몸을 푼 벨기에 선수들은 공 뺏기 놀이와 스트레칭, 구간 달리기로 훈련 강도를 조금씩 높였고 이후 미니 게임을 치르며 한국전을 대비했다.

벨기에는 매일 훈련이 끝난 뒤 마르크 빌모츠 감독이 공식 기자회견을 하고 선수 2∼3명도 마이크 앞에 선다. 빌모츠 감독은 선수들의 부상 정도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알릴 정도로 여유를 잃지 않고 있다.

'와신상담' 한국이냐, '희희낙락' 벨기에냐. 그 답은 27일 오전 5시 시작되는 조별리그 3차전 맞대결 결과에 따라 정해질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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