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가족 부고, 국가재난, 경기 막판 억울한 PK 호소 등 진한 안타까움 안고 퇴장

코트디부아르 대표팀의 '정신적 지주' 디디에 드로그바(갈라타사라이)가 브라질 월드컵 최초로 선발 출장하며 투혼을 불살랐지만, 16강 진출의 꿈은 끝내 좌절됐다.

코트디부아르는 25일(한국시간) 브라질 포르탈레자의 카스텔랑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C조 3차전에서 그리스에 1-2로 지면서 사상 첫 16강 진출의 꿈도 물거품이 됐다.

경기 종료 직전까지만 해도 코트디부아르는 1-1 무승부로 16강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그리스가 후반 추가시간에 얻은 페널티킥을 성공하면서 극적으로 역전을 이뤄냈다. 그리스에는 짜릿한 역전승이었지만, 코트디부아르에는 끔찍한 악몽이었다.

코트디부아르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요르기오스 사마라스(셀틱)가 페널티구역 안에서 넘어졌을 때 반칙 판정을 받은 코트디부아르의 조바니 시오(FC바젤)는 사마라스가 자신의 발에 걸린 게 아니라며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이번 경기가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 무대였던 드로그바도 섭섭함을 감출 수 없었다.

드로그바는 36세의 적지 않은 나이와 부상으로 조별리그 1, 2차전에서는 후반에 교체투입됐지만, 이번 경기에는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장하며 16강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드로그바는 후반 29분 윌프리드 보니(스완지시티)가 동점골을 터트린 것을 확인하고 후반 33분 교체돼 벤치로 돌아갔다.

그때까지만 해도 코트디부아르가 그리스에 무승부를 거두면, 일본을 격파한 콜롬비아에 이어 조 2위로 16강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이었다.

드로그바는 A매치 100경기에서 63골을 넣은 세계적인 스트라이커지만, 한 번도 월드컵 조별리그를 통과한 적이 없다.

2006년 독일 월드컵과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매번 '죽음의 조'에 편성된 탓에 16강 문턱을 넘지 못한 드로그바는 이번 대회를 마지막 월드컵 무대가 될 이번 대회에서는 16강에 오르기를 염원했었다.

'형제 국가대표' 수비수 콜로 투레(33·리버풀)와 미드필더 야야 투레(31·맨체스터시티)의 표정도 어두웠다.

이들은 지난 20일 콜롬비아에 1-2로 패한 직후 영국에서 암 투병을 하던 동생 이브라힘이 숨졌다는 비보를 들었다.

이들 형제는 슬픔을 억누르고 브라질에 남아 이번 경기에 선발 출전했지만, 아쉬운 패배를 경험해야 했다.

코트디부아르 대표팀도 이날 팔에 검은 완장을 차고 경기를 뛰며 이브라힘을 추모하고 투레 형제를 위로했다.

대표팀은 현재 대형 홍수라는 국가적 재난에 처한 코트디부아르에 희망을 전달하기 위해 반드시 16강 진출을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목표를 눈앞에서 놓치며 더욱 큰 슬픔에 빠져들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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