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수(시인·前 초등학교 교장)

일상생활가운데서 부주의로 잘못을 저지르는 것을 실수라고 한다. 어쩌다 잘못하여 실수를 하면 겸연쩍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라며 지낸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 잊히고 또 다시 실수를 하면서 지내는 것이 우리의 삶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저 큰 잘못이 아닌 조붓한 방과 같이 작아야함은 말할 것도 없다.

어느 날  제주시 민속오일장에 가서 제사에 쓸 옥돔 12마리(7kg)를 16만1000원에 사왔다. 집 마당에서 오후 시간에 말리는데 고양이가 먹는 것을 막기 위해 지켜보고 있었다. 그야말로 거실에서였지만 잘 살피고 있었다. 하지만 한 눈 파는 사이가 있었는지 옥돔 한 마리가 없어지고 말았다. 눈 깜짝 할 사이에 고양이가 채 간 것이 분명했다. 얼른 뛰쳐나가 주위를 살펴보았으나 마당에는 흔적이 없었다. 나무 생 울타리 뒤쪽에 끌어다 놓았을지도 모를 것이라며 주변을 살폈다.

예상대로 그 곳에 옥돔 한 마리를 끌어다 놓았다. 일부는 먹어버리고 훼손된 상태로 두고 도망 가버렸다. 건조망을 이용하거나 마당에서 지켜보지 않은 무성의라 할까 실수 때문에 당한 일이었다.

고향인 성산읍 신산리에 갔을 때 일이다. 지인의 결혼 축하연에 참석하고 제주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월평동에 왔을 때 핸드폰 생각이 나서 확인해 보았으나 없었다. 신산 집에 되돌아가서 찾아보았으나 없어서 제주시 집에 두고 왔을 것이라 생각해 집에 와서 보니 없었다. 내 핸드폰 전화번호로 전화를 해보기로 했다.

식당 주인이 전화를 받아서 핸드폰을 습득해두었다며 인편에 보내준 것을 고맙게 잘 받았다. 그 때 식사하면서 양복을 옆에 벗어두었는데 핸드폰이 떨어져서 내 정신을 흐리게 했으며 이로 인하여 실수의 기록을 하나 더 세우게 하는 경우가 되고 말았다.  

최근의 일로 서울에 일이 있어 갔다 오게 되었었다. 제주 국제공항 주차장에 승용차를 주차하여 갔다가 저녁 때 내려와서 주차장으로 갔다. 대대적인 공항 시설 개선 공사로 주차 공간도 아주 넓어져 복잡하다 느꼈는데 아닌 게  아니라 주차해 놓은 차를 얼른 찾지 못해 한참을 헤맸다.

무심히 지나치지 말고 반드시 주차구역을 잘 기억해두어야 한다는 것을 재삼 느꼈다. 하기는 외국의 어떤 사람은 2년 동안이나 주차해둔 차를 찾지 못했다는 말을 듣기도 했었지만.

한 번은 제주시 광양로터리 네거리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무심코 자동차 신호등이 파란불로 바뀌는 순간 그대로 횡단보도를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중간 지점에 갔을 때서야 아차 잘못 했구나 하고 머리를 긁었다. 얼굴도 화끈 달아올랐다. 다행히도 좌회전 하는 차량은 없어서 아찔한 순간을 모면하기는 했다. 자동차 운전할 때로 착각한 실수가 큰 화를 부를 뻔했다.

어느 날  가족과 함께 한라산 등산을 갔었다. 아침 7시에 출발하여 영실코스 입구 아래 주차장에 주차하는 실수로 2.5km를 걸어 들어갔다. 3.7km를 더 걸어올라 윗새오름에 도착하였으니 피로감은 더했다. 하지만 그 곳에서 사 먹은 사발면 한 그릇(1300원)의 맛은 일품이어서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되게 했다.

생활하면서 내가 실수하고 다른 사람이 실수하는 것을 보는 일은 적지 않았다. 부끄럽다거나 창피했다거나 미소를 지어보았다거나 경각심을 느끼고 다시는 그런 실수를 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되풀이 되는 것이 실수가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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