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문 받아놓은 상태서 모르쇠
기자시절 동생 취업도 알선
이기승 "감귤1번과 정책 성급…"
"기존공항 폐쇄 바람직 안해"


이기승 제주시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당초 예상대로 음주 교통사망사고와 관련한 도덕성 논란이 핵심쟁점으로 부상했다. 인사청문특위 위원들은 내정자가 의도적으로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말바꾸기를 하고 있다며 강하게 문제제기에 나서기도 했다.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위원장 고충홍)는 6일 제321회 제주도의회 제1차 정례회 폐회중 제주시장 내정자 인사청문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제2차 회의를 열고 이기승(64) 제주시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청문회 자리에서는 이 내정자의 25년 전 음주 교통사망사고와 관련한 집중포화가 쏟아졌다. 김희현 의원(새정치민주연합, 일도2동 을)은 “내정자가 의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서에는 음주교통 사망사고에 대해 25년 전 사건이라 잘 모르겠다고 답했지만 자신은 이미 판결문을 받아 놓았던 상태였다”며 “교통사고도 중요한 문제지만 이를 은폐하려는 도덕적 논란이 더 크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음주 교통사고와 관련한 피해자가 당초 사망 1명이 아니라 중상자를 포함한 2명인데도 내정자가 이를 함구하고 있다고 추궁하기도 했다.

이 내정자는 “교통사고와 관련해서는 입이 열 개라도 할말이 없다”며 “그 부분은 통절하게 반성하고 살아가겠다”고 자신의 과오를 인정했다.

내정자가 과거 기자시절 자신의 직위를 활용해 동생의 취업을 알선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강경식 의원(무소속, 이도2동 을)은 “제주도의 2300여명의 무기계약직 공무원이 생기는데 내정자가 일정 부분 기여한 것으로 들었다”며 “기자 시절 북제주군수 등에 인사를 청탁해 동생이 임시직 공무원에 취업시킨 적이 있냐”고 캐물었다.

이 내정자는 이에 대해 “전혀 저의 (기자로서의) 위치가 감안되지 않았다고는 볼 수 없겠다”며 의혹을 수긍했다.

인사청문회가 내정자에 대한 도덕성 검증에 집중되면서 정책관련 질의는 많은 내용이 준비되지 않았다. 다만 이 내정자는 감귤 1번과 상품화 정책 추진이 다소 성급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경용 의원(새누리당, 서홍동)이 “현재 제주도정의 정책에 대해서 ‘NO’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는지 말해달라”는 질의에 대해 “감귤 1번과 상품 문제는 선과기 및 포장상자 교체, 농가 의견 수렴 등을 거친 후 결정했으면 좋지 않았나 한다”며 “앞으로 시정을 이끌면서 No라고 할 사안은 분명히 No라고 하겠다”고 못 박았다.

이 내정자는 제주시정의 최대 현안을 신공항 문제로 언급하면서 “신공항이 건설된다 하더라도 기존 공항의 폐쇄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시장에 취임할 경우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제주도에 반영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제주매일 고재일 기자]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