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하(제주도 정무부지사)

제주특별자치도 이후 3번째로 출범한 원희룡 제주도정이 어느새 100일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동안 숨 가쁘게 앞만 보면서 달려오느라 추임새도 제대로 넣을 사이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100일을 맞아 잠시 뒤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더 나은 전진을 준비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생각됩니다.

얼마 없어 제주특별자치도가 10년을 맞을 것입니다. 특별도 출범 10년에 걸맞게 인구수도 늘어나고, 경제규모도 커졌습니다. 그러나 몸피가 커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에 대해 도민들의 의문도 덩달아 커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지금 이 시점은 우리 몸피에 맞게 옷을 줄이고 늘리는 적합한 수선이 필요한 때이기도 합니다. 얼마나 우리의 몸피에 맞게 옷을 만드느냐에 따라 지속가능한 100년의 역사가 그려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사회적·경제적 영향이 큰 뉴 실버 세대와 웰빙 무드로 인한 젊은 세대 이주자들이 더욱 많아 질 것입니다. 특히 중국인들의 관심이 높아 중국인 관광객과 투자가 놀라울 정도로 많아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은 181만명이었다가 올해 들어서는 30% 이상 늘어난 250만명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중국인들의 제주땅 매입도 2009년 이후 5년 사이 300배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특히 부동산 이민제가 시행된 이후 중국인들에게 분양된 휴양콘도는 1438가구입니다. 영주권 취득을 원하는 중국인들에게는 굉장히 매력적인 상품이기도 합니다. 중국인들의 소유 토지는 592만㎡ 가량입니다. 2009년 전체 외국인 소유토지의 1%에 불과하던 중국인 소유 토지가 43%를 차지할 정도로 폭증했습니다.

사람과 관광객이 몰리니까 이를 수용하는 관광투자도 대폭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이중 일부는 제주의 미래가치와 충돌하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제주도민과 사업자 모두 ‘윈-윈’하는 방향에서 투자되고 커다란 열매를 안아야 할 텐데 걱정이 많습니다. 랜드 마크의 논리로 경관을 훼손하고, 독점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많아지고 있습니다. 제주가 아끼고 살펴 나가야할 환경이 훼손되고 있습니다. 무조건적인 개발 사업으로 자연의 진정한 가치가 파괴되고 있습니다.

민선6기 원희룡 도정은 제주개발과 관련해서 질서 있고 원칙 있는 개발을 장려할 것입니다. 한라산을 보호하고, 곶자왈을 보전하고, 지하수에 대한 철저한 관리를 통해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카지노와 랜드 마크에 대해서는 국제수준의 카지노 감독기구를 설치하고, 경관을 공공의 자산으로 여기는 개념을 통해 제주도민에게 사회·경제적인 효과를 보게 할 것입니다.

개발사업자들의 투자를 훼방하고 막으려는 것이 아닙니다. 좋은 사람들로 하여금 좋은 개발을 통해 좋은 효과를 보자는 것이 제주도정의 개발정책의 손금인 것입니다. 제주를 플라톤의 동굴로 비유하지 않더라도 우리에게는 수눌음 정신과 개척정신이 있습니다. 민선6기 원희룡 도정이 가야할 길이 있기에 우리는 민·관이 함께하는 협치를 강조하는 것입니다.

물밑으로 잠겼던 제주공항 인프라확충 역시 양력을 받고 비행하고 있습니다. 국토부의 용역결과, 제주공항의 포화시점이 2025년에서 빠르면 2018년으로 당겨졌습니다. 기존 공항 확대와 추가 신공항 건설 타당성 용역이 내년에 완료된다면 아마도 제5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에 반영될 것입니다. 제주도정은 공항인프라 확충에 따른 장단점을 골고루 살피고 경쟁력 있는 공항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통합의 정치를 통한 공동체를 회복하고, 도민 주도의 행정을 통해 창의적인 행정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저는 정무부지사로서 제주특별자치도를 대한민국의 일등 지방자치단체로 완성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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