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물만 켠 '세계 1등 브랜드' 삼다수 수출


‘세계인이 찾는 ‘제주삼다수’, 세계로 수출하는 ‘제주삼다수’, 세계 1등 브랜드 ‘제주삼다수’’.

제주개발공사가 내세우고 있는 경영비전의 1순위는 ‘세계화’다. 이미 국내 먹는샘물 시장에서 1위에 등극한 만큼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세계 각국으로 시장을 다변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공사는 올해 1만톤을 비롯해 2018년까지 모두 3만톤의 삼다수 수출을 목표로 수출시장 개척과 홍보 마케팅을 벌여왔지만 이 같은 목표 달성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올들어 지난 5월까지의 삼다수 수출물량은 2359톤으로 올해 목표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공사는 그동안 신규시장 개척과 중국 지역 판매망 확대를 위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해왔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는 초라한 실적인 셈이다.

수출 물량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첫 관문을 열었던 삼다수의 대만 수출길도 조용히 문을 닫았다. 공사는 지난해 3월부터 삼성물산 현지법인과 1년 간의 시장 진출 준비과정을 거쳐 대형할인점 까르푸 63개점 입점을 비롯해 웰컴 200개점, 소고 백화점, 밍야오 백화점 등 300여개점에서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공급계약은 구매계획물량을 이행하지 않으면서 지난해 12월 해지됐으며 개발공사는 계약조건에 따라 별도의 손해배상금도 청구하지 못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제주삼다수의 수출 자체가 애초부터 무리가 따른 주먹구구식 정책이라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개발공사의 수출드라이브가 전임 도정인 우근민 지사의 취임 초기에 불거졌던 내용이기 때문이다.

우근민 전 지사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당선후 인수위원회에서 제주삼다수와 관련 중국 수출에 문제가 있다면서 감사위원회에 특별감사를 요청했다. 당시 감사위는 개발공사가 성과관리를 위해 밀어내기 식으로 삼다수를 생산해 야적해두면서 품질 불량 등으로 27억원을 낭비했다고 지적해 전임자들이 '정치적 보복'을 주장하며 반발하기도 했다.

제주발전연구원의 정지형 책임연구원은 지난 25일 제주삼다수의 안정적인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당장의 가시적인 수출 실적보다 단계별 전략 수립을 통한 브랜드 인지도 제고가 시급하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물량 위주의 제주삼다수 수출정책은 끝내 '억지춘향'이 될 수밖에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물류비·광고비용 기하급수적 증가




▲물류비·광고비용 기하급수적 증가


㈜농심이 15년간 독점 공급하던 제주삼다수의 유통체계가 지난 2012년 12월 일대 변혁을 맞이했다. 제주개발공사가 제약업체로 잘 알려진 광동제약과 일반 도소매점에 대한 유통 계약을 체결하고 공사가 부분적으로 유통시장에 직접 뛰어들었다.

광동과의 협약기간은 4년이다. 광동이 구매계약물량을 이행할 경우 1회 1년을 연장하며 개발공사가 유통에 참여하기 위해 지정한 대형할인점(매장면적 3000㎡)과 대형할인점이 운영하는 기업형슈퍼마켓(SSM)은 제외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당장 매출액을 기준으로 봤을 때 개발공사의 직영유통판매는 효과를 거둔 것처럼 보인다. 판매단가가 상승효과가 나타나 매출액이 1450억원(2012년)에서 1749억원(2013년)으로 299억원(21%) 증가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늘어나는 매출액 못지않게 들어가는 물류비용과 광고비 또한 적지 않다는 점이다.

총 판매량이 증가하고 대형마트 등 직영유통판매와 관련해 제3자 물류비용 이외에 78억원의 물류비가 추가로 발생함에 따라 올해 삼다수의 도외 물류비가 전체적으로 105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삼다수 도외 공급량과 물류비는 2012년 47만7247톤에 172억원과 2013년 54만5683톤에 279억원이다. 공급 물량은 6만8000톤 증가에 그쳤지만 물류비는 100억원 이상이 증가한 셈이다.

홍보비용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대형마트 직영 유통판매를 하며 종전 농심이 수행했던 광고홍보활동비를 공사와 광동제약이 공동수행함에 따라 광고선전비 또한 57억원으로 전년대비 42억원이 증가했다.

결국 지금과 같은 직영시스템에서는 많이 팔면 팔수록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기현상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개발공사는 광동제약이 맡은 국내 일반 도·소매점에 대한 제주삼다수 유통·판매에 대해 오는 2017년 말까지 최장 5년의 계약기간이 끝나면 이후부터 공사가 직영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섣불리 물류공급에 대한 충분한 경험과 네트워크 없이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시장 다변화정책 의욕적 추진 불구
수출 실적 저조…목표 달성 '먹구름'

용기 디자인에만 수억들인 '한라수'
명품값 못하고 소비자 '외면' 초래

▲평범한 탄생 전략도 부재...‘그저 그런’ 허당 名品 ‘한라수’


▲평범한 탄생 전략도 부재...‘그저 그런’ 허당 名品 ‘한라수’

명품(名品) 먹는 샘물을 표방하고 있는 ‘한라수’의 부진에는 시장전략의 부재(不在)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주도개발공사는 지난해 4월 서울 반얀트리호텔에서 각계인사 등을 참석시킨 가운데 프리미엄 생수 ‘한라수’ 출시행사를 가졌다. 광역경제권 사업에 선정돼 기획재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은 ‘한라수’는 8억400만원의 개발비가 투입됐다.

개발비의 거의 전부인 8억원은 용기 디자인 개발에 투입됐지만, 올해 상반기까지 매출액은 66톤 6200여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본지 8월21일자 1면 보도) 막대한 비용을 쏟아 붓고도 일부 삼다수 생산라인까지 뜯어고치며 프리미엄 생수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당초 목표에 비해 초라한 현실이다.

소비자가 역시 500ml 1개당 1100원(이마트 기준) 같은 용량의 삼다수 380원에 비해 3배 가량 높다. 내용물은 같고 시장전략도 없이 ‘프리미엄’이라는 타이틀을 내건 한라수의 매출이 적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 시장전문가는 “명품 생수로 꼽히는 에비앙의 광고가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이유도 웬만하면 제품을 등장시키기보다는 생활과 환경과 같은 메시지를 전해 가치를 공유하게 하고 자연스럽게 구매를 유도하는 방식을 선호하기 때문”이라며 “프리미엄 전략은 고객들에게 제품을 살 것을 요구하기보다는 제품이 상징하는 이미지를 팔아 고객들의 충성도를 높이는 감성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치기업’이라는 오명을 쓴 제주도개발공사가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제주매일 고재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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