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중산간 전역 잠식한 '개민들레'

개민들레 충혼묘지도 활개
2000년이후 급속확산
제초제 살포.인력제거 한계...유족들 ‘가슴앓이’
제주시,“완벽한 퇴치 사실상 불가능”

‘최근 몇 년 사이에 충혼묘지에 외래 찹초 인 개민들래가 크게 확산되면서 잔디가 거의 고사돼 잔디는 10-20%정도밖에 없는 것 같다’
이는 6일 한 시민이 제주시 인터넷 홈페이지 신문고 코너에 올린 글의 일부다.
이 시민의 주장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제주시 충혼묘지가 외래 잡초인 개민들레로 신음하고 있다.

물론 이 같은 현상은 제주시 충혼묘지에 한정된 사항이 아니다.
1990년들어 개민들레가 제주 전역으로 급속하게 퍼지면서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제주도내 각 시.군이 조성.운영하는 충혼묘지 마다 개민들레가 묘지를 뒤덮고 있다.
제주시는 1979년부터 1981년까지 제주시 노형동 산 19의 2번지 일대 1만6932㎡에 충혼묘지를 조성했다.

종전 사라봉 공원근처에 있던 충혼묘지를 이곳으로 이전한 것이다.
해발 650m 어승생 아흔 아홉골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이곳에는 현재 755기의 묘가 조성돼 순국선열들이 영면하고 있다.
그러나 이곳에도 1990년대부터 개민들레가 침범하기 시작해 묘지 곳곳을 점령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곳을 참배하는 순국선열 유족들의 마음이 편치 않을 수밖에 없다.
제주시는 특히 2000년부터 개민들레가 급속하게 확산되자 매해 잔디를 제외한 개민들레 및 일부 잡초를 선별적으로 고사시키는 제초제를 정례적으로 살포하고 있다.
그러나 제초제로 개민들레를 몰아내기는 역부족이다.

충혼묘지 특성상 묘 부근에는 제초제를 뿌릴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제초제를 많이 살포할 경우 단지내 조경수들까지 고사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간헐적으로 인부를 동원, 개민들레 제거작업을 벌이지만 이 역시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개민들레 꽃씨가 날려 번식하는 바람에 현실적으로 충혼묘지를 개민들레에서 완벽하게 보호하기는 불가능하다”면서 “현재로서는 개민들레가 묘지 내에서 더 이상 확산되지 않고 미관훼손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묘지를 관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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