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9%대 …온라인, 너무 무겁다 지적

“그럼 이젠, 과인이 잘해보는 걸 해볼까요.”

지난 5일 밤 방송된 MBC TV 사극 ‘화정’ 8회에서 화기도감(총포 제작 관청)을 찾은 광해군(차승원 분)이 화기를 시연하기 전 중신들에게 건네는 말이다.

8회 부제이기도 한 이 대사는 드라마가 자신에게 하는 다짐처럼 읽힌다.

방송 한 달째를 맞은 ‘화정’의 현재 성적표는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드라마는 일일이 그 이름을 열거하기도 어려운 화려한 캐스팅 덕분에 올해 상반기 최고 화제작 중 하나로 꼽혔었다.

그러나 현재는 9%대까지 내려앉은 시청률에 온라인 반응도 미지근한 평작에 머무르면서 남은 5개월 순항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7회까지 진행된 1막의 부진 이유로 그동안 정통 사극보다는 변주에 능했던 MBC가 장기를 발휘하는 대신 ‘어정쩡한’ 길을 걸었기 때문이라는 진단이 많이들 나온다.

MBC는 그동안 퓨전, 판타지, 팩션 사극 등 사극의 옷을 빌려 입었지만 현대극에 가까운 작품들로 호응을 얻었다. 이들 작품에서는 시대를 막론하고 로맨스가 주요한 뼈대였다.

KBS 1TV 정통 사극과는 다른 길을 걸어온 셈이다.

그러나 ‘화정’은 가상의 대부호인 강주선(조성하) 부자를 제외하고는 KBS 1TV 정통 사극에서 다룰 법한 실존 인물들을 두루 내세웠다.

내용도 정치드라마인 데다, 광해군을 비롯해 그동안 대중매체에서 숱하게 소비됐고 대중이 웬만한 기본 정보를 아는 인물들로 들어차면서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폭이 자연스레 줄어든 것이다.

드라마는 왕보다 더 큰 권력을 지닌 강주선의 발호, 일본 유황광산 노예가 된 정명 공주(이연희)의 고난 등을 새롭게 첨가했지만, 이야기 흡입력이 부족했다.

이 때문에 온라인에서는 ‘화정’을 두고 한쪽에서는 역사 왜곡이 과하다는 지적이, 다른 한쪽에서는 너무 무겁다는 지적이 동시에 나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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