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학생 체전 배드민턴 단·복식 제패
제주 김향·박광희 선수

▲ 21일 제주복합체육관에서 열린 배드민턴 복식 경기에서 김향(사진 뒤)·박광희 선수가 경기를 치르고 있다.

제9회 장애학생체육대회 3일째인 21일 제주복합체육관에선 제주선수들끼리 금메달을 다투는 진귀한 장면이 연출됐다.

청각장애(DB) 배드민턴 단식 3연패를 노리는 김향(남원중)과 지난대회 설욕을 노리는 박광희(제주사대부고)가 결승에서 맞붙은 것. 결과는 김향이 2-0 완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코트에서 명승부를 펼친 아이들은 제주에 단 3명(일반인 1명 포함) 뿐인 청각장애 배드민턴 선수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배드민턴을 시작한 김향은 지난 7회 대회 이후 3년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반면 지난대회 처음 출전,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박광희는 올해 대회에서도 김향에게 무릎을 꿇었다.

이어진 복식에선 이들이 팀을 이뤄 금메달을 합작했다.

지난 대회에 이은 2회 연속 금메달이다.

김향은 초등학교 6학년이던 지난 7회 대회에서 금메달을목에 걸며 한국 청각장애 배드민턴 기대주로 관심을 모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일반 대회와 달리 청각장애 배드민턴은 초·중·고등학교 통합으로 진행된다. 때문에 초등학생의 우승은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현재 김향의 실력은 국내 시니어대회에서도 통할 만큼 성장했지만, 나이제한(만18세 이상)을 이유로 고교 때까지는 학생체전에 참가해야 한다.

어릴 적부터 배드민턴을 접한 김향과 달리 박광희는 타고난 재능으로 승승장구 하고 있다.

배드민턴 입문 6개월여 만에 지난 대회에서 단식 은메달과 복식 금메달을 수확한 박광희는 이번 대회에서 같은 성적을 냈다. 장례 목표를 묻는 질문에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라고 당당히 말했다.

어린 신동들의 출연으로 제주도장애인체육계는 흥분과 기대치가 함께 높아지고 있지만 현실은 암울하기만 하다.

사회의 무관심은 물론, 제대로 된 연습장도 없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지도를 맡은 장윤혁 코치는 “배드민턴인 경우 타구소리에 경기 리듬감을 찾기 때문에 청각장애는 종목에 치명적인 약점”이라며 “하지만 아이들은 꾸준한 반복 훈련으로 이를 극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다른 장애인 종목들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편견과 무관심, 훈련 장소 문제는 하루 빨리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이들의 활약 속에 제주선수단은 이날 금메달 9개와 은메달 5개, 동메달 2개 등 모두 16개의 메달을 수확하며, 목표메달 획득에 한 발짝 다가서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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