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박물관 로비서 28일까지 사진전 개최

▲ 권철씨가 자신의 작품 앞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오는 28일까지 제주대 박물관 로비에서 사진전 ‘이호테우’를 열고 있는 다큐멘터리 사진가 권철(48)씨. 사실 그는 ‘한국’보다는 ‘일본’에서 더 유명하다. 그는 일본에서 최대 환락가로 꼽히는 가부키쵸(歌舞伎町)의 18년을 밤낮으로 기록했으며, 14년 동안 한센병(나병)을 앓고 있는 ‘텟짱’의 이야기를 다루며 일본 최고 권위의 상이라 불리는 ‘고단샤 출판문화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러던 그가 어떻게 제주이호테우해변에서 물질을 하고 있는 제주해녀들의 사진을 찍게 됐을까. 지난 22일 제주대 박물관에서 만난 그는 “휴식차 이호테우해변을 찾았는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이호테우해변이 카지노 등이 들어서는 대규모 유원지 개발사업 부지에 포함됐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몇 년 후에는 해녀들이 물질하는 모습을 영영 못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카메라를 들었다‘고 기억을 되새겼다.

이어 그는 “아름다운 제주해녀를 담은 사진도 좋지만, 사실 이런 건 나의 스타일이 아니”라며 “중국 자본이 이호테우해변을 비롯해 제주를 어떻게 바꿔놓는지 알리고 싶어 전시를 기획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전시에 60여점을 풀어놓았다. 해녀들이 물질을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모습과 해산물을 캐고 추위를 녹이기 위해 불을 쬐고 있는 사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앞으로 계획을 묻는 질문에 그는 “다음 달 제주로 이주하면, 카메라를 내려놓고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며 “하지만 제주도가 날 가만히 내버려둘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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