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에서 살인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으나 무죄를 호소해온 20대 사형수가 교수형을 당하기 직전 형집행 연기 결정으로 또다시 목숨을 부지했다.

9일 AP통신과 영국 BBC방송 보도에 따르면 파키스탄 교정당국은 14세때 살인혐의로 유죄판결을 받고 이날 사형될 예정이던 샤프카트 후사인(25)에 대한 형집행이 연기됐다고 밝혔다.

교정당국 관계자는 후사인이 이날 오전 카라치 중앙교도소에서 교수형에 처해지기 불과 몇 시간 전에 형집행을 연기하라는 명령서가 도착했다고 설명했다.

후사인의 형집행이 연기된 것은 이번이 네번째다.

교정당국은 이날 형집행 연기가 후세인의 유죄판결에 대해 대법원에 새로 이의가 제기됐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영국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리프리브'의 대변인은 그러나 "대법원이 관련심리 일정을 형집행 예정시각 4시간 뒤로 잡는 등 부조리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후사인은 2004년 7세 어린이를 납치·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고 2007년 대법원에서 사형 확정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가족들은 그가 체포될 당시 14세에 불과했고 고문 등 강압에 의해 살인을 자백했다며 무죄를 주장해왔다.

가족들은 특히 파키스탄 법률상 18세 미만 미성년 범죄자에게는 종신형이 최고형인데 후사인이 조사·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나이가 잘못 기록돼 사형을 선고받았다며 형집행 중단을 호소했다.

사형선고를 받은 뒤 11년간 수감생활을 해온 후사인은 파키스탄 정부가 지난해 12월 파키스탄 탈레반의 학교 테러 이후 사형 유예제를 일부 철폐하면서 처형될 위기에 놓였다. 리프리브 등에서는 최근 5개월간 150건의 사형 집행이 이뤄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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