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뉴스 진행을 못 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기회가 생겼다는 것 자체가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종합편성채널 MBN의 앵커 자격으로 마이크를 잡은 김주하(42)는 16일 수십 여명의 취재진 앞에서 "정말 떨린다"라고 털어놓았다.

MBC '뉴스데스크'의 얼굴이었던 김주하는 수많은 젊은이가 닮고 싶은 인물로 꼽았던 인기인이었다.

그러나 2004년 결혼한 강모 씨와의 순탄치 않은 이혼 과정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가십 뉴스의 대상이 됐다. 그는 2013년 10월 진행하던 뉴스 프로그램에서도 하차했다.

올해 2월 MBC를 떠났던 김주하는 약 5개월 만에 MBN 앵커로 돌아왔다.

그는 20일부터 매일 저녁 MBN 메인뉴스인 '뉴스8'을 이동원 보도본부장과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손석희 선배와 경쟁 상대로 거론되는 것 자체가 정말 부담이에요. 처음에는 영광이라고 생각했지만요."

이날 서울 충무로 MBN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김주하는 한때 MBC 선후배였던 손석희 앵커가 진행하는 JTBC '뉴스룸'과 맞붙는 데 대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김주하의 MBN 이적 소식을 접한 일부 누리꾼은 JTBC와 MBN 보도의 정치적 성향을 진보와 보수로 구분 지으면서 김주하가 MBN에서 어떤 뉴스를 보여줄지 궁금해하기도 했다.

김주하는 이에 "보수와 진보가 뉴스에서 무슨 큰 의미가 있겠느냐"면서 "보수든, 진보든 진실 앞에서는 고개를 들 수 없고 진실을 전하는 뉴스가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김주하는 이날 간담회에서 개인적으로 어려운 고비를 넘어 MBN에 오기까지의 과정에 대해서도 소상히 설명했다.

"제가 (가정생활에서) 한참 힘든 시간을 겪은 뒤 결심을 했고, 그 사실이 본의 아니게 세간에 알려졌어요. 그날 늦은 저녁에 친구들과 지인들로부터 문자가 왔는데 '나도 사실 혼자된 지 오래됐어'라거나 '선배 저도 3년 전 (배우자와) 헤어지고 아이하고만 살아요'라는 내용들이었어요. 그들이 가까운 사이인 제게도 왜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하는 순간 저는 그러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김주하는 "제가 무슨 신여성이라서 앞서 나가겠다는 것이 아니라 여성들이 홀로 됐다는 사실을 숨겨야 하는 사회 분위기가 싫었다"라면서 "홀로 된 여성이 과거 아픔을 드러내고도 당당히 살 수 있다는 걸 보여 드리고 싶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진행하던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게 됐고 회사(MBC)에서도 (제 개인사를) 부담스러워했다"라면서 "방송을 통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차에 MBN에서 제게 귀한 기회를 줬다"라고 밝혔다.

김주하는 2012년 MBC 파업 이후 많은 아나운서가 속속 회사를 떠난 현실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저도 같은 고민을 오랫동안 했기에 그들이 사표를 던질 수밖에 없었던 마음을 정말 잘 안다. 어차피 이리된 것 자기 소신껏 잘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다가 눈물을 비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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