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하노이 거리를 달리는 고급 자동차(AP=연합뉴스 자료사진)

최근 독일 자동차업체 아우디가 베트남 남부 휴양지 푸꾸억 섬에서 실시한 판촉행사에서 현지 주민 3명이 고급 세단 '아우디 A6 울트라'를 주문했다.

이 자동차 가격은 10만6천 달러(1억2천만 원)로 베트남 1인당 국민소득 1900달러(2013년 기준)의 56배에 달한다.

아우디 판매대행업체의 쩐 떤 쭝 이사는 "당시 한 고객은 행사장에서 계약금으로 920달러를 내고서 다음날 나머지는 모두 현금으로 가져와 구매를 끝냈다"고 말했다.

26일 베트남 일간 뚜오이쩨에 따르면 베트남의 평균 국민소득은 아직 낮은 수준이지만 이처럼 고가 수입제품의 인기는 치솟고 있다.

올해 상반기 베트남에 수입된 자동차는 15억5000만 달러 어치로 작년 동기보다 186% 급증했다.

쭝 이사는 "올해 들어 7월 중순까지 380대의 아우디 자동차를 팔아 작년 동기보다 80대 늘었다"며 연간 판매량을 작년보다 18% 많은 710대로 전망했다.

독일 자동차업체 메르세데스-벤츠는 지금까지 베트남 고객으로부터 대당 45만2000달러(5억3000만 원)에 이르는 마이바흐 S600 모델을 10대 주문받았다.

영국 자동차업체 재규어랜드로버는 지난달 남부도시 호찌민에 추가로 전시장을 설치해 베트남에 총 4개의 전시장을 운영하는 등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호찌민에 있는 프랑스 수입제품 매장에서는 한 여성 고객이 20억 동(1억 원)짜리 시계를 사며 현금으로 결제해 직원들이 매장문을 잠시 닫고 돈을 세는 일이 벌어졌다고 뚜오이쩨는 전했다.

이 같은 고가 수입제품의 인기는 베트남 경제가 연간 6% 안팎의 성장을 하면서 고소득층이 늘어나고 씀씀이도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1인당 국민소득은 현재 2000달러 정도에 불과해 빈부 격차 심화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베트남상공회의소와 세계은행이 지난해 1634명의 베트남인을 상대로 벌인 설문 조사 결과 47%가 빈부 격차 확대를 우려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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